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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온다고?" "벌써?" "왜?"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지난 달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이하 잭 리처2)을 들고 내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이 꽤 많았다. '잭 리처2' 측 관계자 역시 "너무 자주 온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하기도 했다.
친절한 톰 아저씨의 신작 '잭 리처2'가 국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자 그의 잦은 내한이 신비감을 떨어뜨려 영화 흥행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린다. 내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영진위 기준 '잭 리처2'의 누적관객은 59만여명. 지난 2012년 개봉한 1편 '잭 리처'가 78만여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해도 저조한 성적이다. 여전히 극장에서 상영 중이긴 하지만 반등하긴 어려워 보인다.
앞서 톰 크루즈는 지난달 7일 전용기를 타고 8번째로 내한해 공항에서 한국팬들을 만났다. 레드카펫에 올라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직접 극장을 찾아 관객과의 대화에 나섰으며, tvN '현장 토크쇼 택시'까지 출연하며 영화를 홍보했다. 홍보보다는 제대로 팬서비스를 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1박2일의 강행군을 했으나 결과는 뼈 아플 정도의 스코어일 뿐이다.
사실 내한 행사를 하든 안 하든 영화의 내용과 만듦새가 괜찮고, 재미만 있다면 영화는 흥행한다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수준 높아진 한국 관객의 욕구를 충족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내한 행사는 팬서비스 성격의 차원이다.
아무래도 개봉 연기 선택은 좋은 수가 아니었다. 당초 배급사 롯데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달 24일에서 30일로 개봉일을 연기하며 "톰 크루즈 내한 후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고, 북미 성적도 좋은 편이라 겨울 시장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잘한 선택인 듯 보였다. 당시 국내에서 해리포터 마법의 번외편인 '신비한 동물사전'이 흥행하고 있었고, '닥터 스트레인지'도 스크린에서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조정석 도경수 주연의 한국영화 '형'도 대결 상대였다.
개봉을 늦췄으나 앞의 영화들이 흥행을 이어가 '잭 리처2'에게는 타격을 안겼다. 시끌시끌한 홍보가 이어졌으나 개봉 일이 밀리면서 다른 영화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진 모양새가 됐다. '잭 리처2'는 기개봉작으로 인식됐고, 다른 영화들은 금주의 개봉 영화가 되어 버렸다.
'잭 리처2'는 주인공의 비상한 두뇌와 육감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일련의 사고와 사건을 헤아리는 통찰력 또한 전편 못잖았다. 아날로그 온몸 액션은 분명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적인 지점이 있었으나 화려한 장면에 익숙한 관객들의 호감을 살 수 있었던 수준은 아니었던 듯싶다. 북미에서도 데일리 차트 1위에 오른 적도 있으나 대박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잭 리처' 시리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함께 톰 크루즈가 직접 제작하는 영화인데 3편으로 국내 관객을 찾을지 불투명해졌다.
국내 영화계 관계자들은 그의 내한에 심드렁한 태도를 보였지만 팬들은 달랐다. 8번째 내한이었는데도 레드카펫 행사 등을 가보면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으니 여전히 배우 톰 크루즈는 건재하다. 본인이 직접 한국을 거쳐 해외 프로모션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한국 사랑 또한 유별난 '친한파' 배우
이번에 국내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다고 일희일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음 영화로 내한하는 친절한 톰아저씨의 모습을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GV에 참여하거나 극장을 찾아 팬들과 영화를 보고 부산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달려가는 등 한국에서 다양한 팬 서비스를 선보인 그가 다음에는 어떤 이벤트를 벌일지도 기대된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