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남자' 가출 청소년 진일 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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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이니 민호가 아닌 배우 최민호(25)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신인배우가 지녀야 할 열정이 가득하다. '가식?' '잘 보이려고?' 같은 인상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1문 1답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의 대답이 온전히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배우 민호와의 인터뷰를 그대로 싣는다. 재미는 없을 수 있지만, 충분히 민호의 매력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두 남자'의 진일 역할은 배우 최민호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팬들의 반응이 가장 궁금하더라.
놀란 팬들도 있는 것 같고요. 제 새로운 모습 보고 좋아해 주는 팬들도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아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고요. 사실 저도 '청불' 등급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
-수위를 낮춰 더 많은 관객, 샤이니 팬들을 만나는 게 좋은 것 아닌가.
사실 요소요소 센 장면과 대사 등을 조절해 찍은 버전도 있긴 해요.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었죠. 그런데 전 오히려 이 수위가 좋아요. 전 더 센 걸로 가자고 했던 걸요.
-팬들은 그래도 민호의 말랑말랑한 어떤 걸 좋아할 텐데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이 극 중 진일이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니 공감하고 감동하는 부분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런 남친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던 걸요?(웃음) 사실 전 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멜로라는 감정보다 분노와 슬픔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멜로 부분도 보인다고 하니 좋았죠.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른 것 같아요.
'두 남자'는 지난달 30일 개봉해 2만 5000여명이 봤다. 인생 밑바닥에 있는 두 남자가 만나게 되면서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다. 마동석이 예전에는 잘 나갔으나 사채까지 끌어다 쓸 정도로 밑바닥 인생이 된 노래방 악덕 업주 형석 역을, 최민호가 가출 청소년으로 친구들과 함께 사는 의리파 가출팸 리더 진일 역을 맡았다. 최민호는 가출 청소년 역할을 위해 담배를 배웠다가 끊는 등 '제대로' 연기에 몰입했다.
-스코어는 아쉬운 지점이 있을 것 같다.
(마)동석 형님과 제가 둘이 놓인 거친 느낌의 포스터가 범죄물을 안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필이 안 됐을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지는 않잖아요. 개봉 이틀째인데 아쉽긴 하지만 제가 바라는 다른 부분도 있어요. 이슈화되고 성적이 잘 나오는 건 블록버스터인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저도 블록버스터를 좋아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가 조금은 더 극장에서 다양하게 상영되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흥행 욕심도 있긴 하지만 이런 영화도 있었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것만도 인정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민호 연기를 다시 봤다는 사람들이 영화계에 많다. 특히 그에게는 첫 주연작이기도 하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듯하다.
일단 첫 주연작인데 좋은 평가를 받아 뿌듯해요. 부산에 다녀오면서 놀랐어요. 어렸을 때 막연하게 꿈꾼 게 이뤄지니 '이게 무슨 감정일까. 처음 느낀 감정인데'라는 생각도 했어요. 제가 많은 레드카펫을 밟았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또 제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리고 아직 상영관에서 영화가 내려간 게 아니잖아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좋아해요. 언제나 뒤집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흐름을 갖고 오느냐의 싸움이라는 걸 알아요. 연기도 그렇고, 무대에 오를 때도 그렇고, 운동을 할 때도 느껴왔던 거예요.
-영화 사랑이 남다르네. 연기에 대한 생각도 어렸을 때부터 확고했던 듯 싶은데?
사실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긴 했어요. 연기를 처음에 드라마로 시작하고 몇 편을 하다 보니, 영화는 어떤가 궁금했고 참여하고 싶었어요. 작년부터 처음 영화에 참여하고 있는데 드라마와는 달라 조금 놀랐죠. 영화는 어떤 집합체라는 하나의 느낌이 있더라고요. 같은 연기더라도 톤이 아주 다르다는 것도 느꼈고요. '아직 난 갈 길이 멀었구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영화로 인터뷰는 처음인데 저를 모르는 영화 기자들도 있으셨거든요. 더 활발히,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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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는 오디션이라는 느낌보다 미팅의 성향이 강했죠. 그 전에는 카메라 테스트 보기도 하고 리딩까지 했는데 마지막에 엎어진 작품도 있어요. 감독님이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이 있으셨던 게 아닐까 해요. 또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가 주목받았으면 아이돌 타이틀이 있어도 감싸 안아 주셨을 텐데 성적이 좋지 않으니 부담을 느끼시기도 했을 것 같고요. 속상했느냐고요? 속상하다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절대 원망의 감정은 없고요(웃음). 하지만 좋았어요.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했거든요. 그 당시 많이 흔들렸는데 '나를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야겠구나'를 느꼈죠. 사실 리딩까지 하고 엎어진 작품 때문에 '멘붕'이었어요. 2013년도로 기억하는데 영화에 참여한다고 생각해 4~5개월 스케줄도 빼놨는데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고요. 시간도 많았는데 여행도 가고 싶지 않았고, 집에서 멍하니 있었어요. 밥도 안 먹고 싶었죠.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잊히게 됐고 시간이 흐르니 괜찮아졌는데 그 시기가 고마워요. 그때가 없었다면 무난하게 밟아왔던 연예인의 길을 계속 갔을 것 같아요. 대폭 성장의 기회도 없었겠죠. 전 여러가지 길을 보고 갔던 것 같은데 아니라는 것도 알았고요.
-온전하게 잘생긴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안타까워하는 팬들도 있던데?
아마 시작하고 10분 정도만 제대로 된 제 얼굴이 나올 테니까요. 그런데 오히려 전 그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모습이 낯설었는데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멍들고 얻어터진 얼굴에 적응이 되더라고요. 분장하는 누나한데 '여기 좀 더 진하게 그려봐도 돼요?'라고 물었을 정도라니까요(웃음).
-극중 인물은 최민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듯한데 내재한 다른 게 있나 보다.
원래 제 성격은 아닌 모습이 스크린에 나와 저도 놀라긴 한 것 같아요.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고, 그러면서 확실히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게 엄청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알고 있던 모습이 업그레이드되는 것도 좋은 거지만, 또 새로운 덩어리를 찾아낸 게 신세계를 발견한 느낌이에요. 물론 아직은 무척이나 미약한 덩어리지만 이걸 어떻게 불려 나갈까 하는 고민이 생기고 좋은 것 같아요.
-본인의 새로운 모습이긴 하지만, 그걸 알아봐 준 감독이 고마울 듯?
사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진짜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걸 내가 하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한 게 첫 번째였고, 걱정과 우려가 두 번째였죠. 3번째 궁금증은 '이 시나리오가 왜 나한테 왔을까? 돌고 돌고 나한테까지 온 건가? 근데 감독님이 내 이미지를 모르는 걸까?'였어요. 사실 저한테는 밝고 샤방샤방한 역할만 들어왔거든요. 의외였죠. 감독님을 만났는데 어떤 화보 사진에서 본 제 모습에 진일이의 모습이 그려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인물들은 다 그려졌는데 진일만 못 그렸는데 이 화보에서 영감을 얻으셨다고 해서 놀랐죠. 제가 봤을 때는 그냥 앳된 모습이었는데 달랐나 봐요(웃음). 영화 촬영 후 들은 건데, 화보 찍을 때 사람들이 제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앳된 모습이 사라졌다고요. '너한테서 퇴폐미를 느껴본 적 없는데 생겼다'고요. 저는 똑같이 하는 것 같은데 신기해요.
- 다른 인터뷰에서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에서 선보인 연기를 후회하는 것 같은 뉘앙스로 말했다
당시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시선이 비판적인 게 많아서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죠. 그것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말한 거예요. '그런 소리를 안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것을 두고 매우 큰 고민을 했어요.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그 과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욕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때는 욕을 먹었어도 지금은 아니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나는 잘했는데 왜 이해 못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건 허세 가득한 느낌이니 절대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솔직하고 겸허하게 수용해야죠.
사실 처음 연기를 했을 때 주연만 했어요. 주연하다가 조연으로 들어가니 보이는 게 다르더라고요. 시각 자체가 전혀 달라요. 주연이 조연을 바라보고, 조연이 주연을 바라보는 게 다르다는 걸 알고 있어야 했던 거죠.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사람이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자기 것만 잘하면 혼자 튀어버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처음부터 주연을 한 건 운이 좋았지만 알고 들어가면 좋았을 것을 나중에 배우게 됐어요.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뻔하게 표현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알게 됐죠.
-이번에 좋은 연기를 선보였으니 이런 역할만 들어올 것 같다.
그런 인식을 깨야 하는 것도 숙제 같은데 일단은 그렇게 보이면 좋은 것 같아요. 저를 인정해주시고, 써줄 수 있다는 거잖아요. 한 발 한 발 스텝 밟는다면 엄청나게 좋고 행복할 것 같아요. 다행히 이번에 드라마 '화랑'에 참여했는데 밝고 순수하고 무식한 캐릭터에요. 생각하지 않고 말보다는 몸이 앞서는 캐릭터죠. 사전 제작 드라마라 촬영은 다 끝났어요. 새로운 모습을 또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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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한계라는 게 있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들과 달리 저는 병행해야 하잖아요. 그만큼 저는 더 집중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전 체력이 강한 편이긴 해요. 그게 득인 것 같고요. 그런데 체력이 강한 것도 있지만 저는 정신력 차이인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얼마나 이 상황 속에서 집중해야 하는지 아는 거죠. 타이트한 상황과 현장이 엄청난 집중력 발휘하게 하더라고요. 잠을 못 잤어도 집중하고 노력하게 하는 힘이 있어요. 사람들은 '그러다가 너 죽어'라고 하는데 오히려 저는 그런 게 좋아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서 가능한 거죠.
-마동석 배우와의 호흡도 궁금하다
사석에서 형을 만나 친해졌는데 처음에 만났을 때는 무서운 느낌이 있었지만 그와 달리 따뜻하고 섬세하세요. 반전이라고 할 수 있죠. 하하하. 배려심도 많으시고,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포용력이 엄청나세요. 형 몸의 몇 배는 넓은 것 같아요. 이번에 현장에서 많이 배웠어요. 형이 액션신 같은 경우에는 베테랑이니 흐름을 다 알고 있더라고요. 수많은 작품을 통해서 많은 걸 연기하고 엄청난 경험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말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선물을 받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요? 음, 아무에게나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웃음).
-젝스키스나 H.O.T 등 요즘 1세대 아이돌이 다시 TV에 등장하고 있다. 과거 전성기 아이돌의 컴백을 바라보는 현재의 아이돌은 어떤 생각일까.
정말 멋지고 대단한 것 같아요. 선배들도 멋지지만 팬들도 멋진 것 같아요. 의리잖아요. 우리 팬들도 우리가 무대에 서게 힘을 나게 해주는 분들이죠. 없던 힘도 만들어주는 게 팬들의 응원이거든요. 선배들도 힘들고 지치겠지만, 팬들이 기다려줬기에 감동한 것 같아요. 그분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간이 지나 미래가 됐을 때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팬들과 친해진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서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절대 깨고 싶지 않아요.
-원래는 축구선수를 꿈꿨다. 혹시 아이돌 데뷔하며 후회했던 적은 없는지?
데뷔하고 2년쯤은 많이 후회했어요. '지금이라도 그만둘까?'를 매일 같이 생각했죠. 제가 원래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인데 끼를 많이 무장하지 못하고 데뷔했어요. 그 상태니 노래를 하거나 춤출 때 자신이 없었죠. 그런데 하는 일은 무대에 서서 보여줘야 했고, 인터뷰 때 말도 못했고, 위축되기도 했었죠. 그때 후회했어요. 그런데 그런 모습을 응원해주는 팬도 생기더라고요. 사실 멤버들에게 기대는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예능 프로그램 등에 혼자 나오는 경우가 생기니 그런 생각과 마음을 떨치게 되더라고요. 물론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노력하니 풀리더라고요. 준비를 하고 노력하니 자신감도 생겼고요. 지금은 그때 일찍 데뷔한 게 가장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자 추억인 것 같아요. 아마 그때로 돌아가서 누가 '데뷔할래?'라고 하면 '당연하지. 더 일찍 하겠다'고 할 것 같아요.
최민호는 거만하지 않았다. 본인을 지칭하며 배우나 가수를 강조하지 않는 것도 특기할 만했다. 인터뷰 끝난 뒤 "긍정의 기운을 받았다"는 말을 건네는 기자에게 "연예인으로서 사람들에게 긍정과 희망, 밝음의 에너지를 전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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