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이다원 기자] 국내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영화제에서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한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상)가 올해는 내부 관계자들의 이견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대종상 측이 올해 연말 개최를 강행하고 나섰지만, 내부 갈등으로 또다시 위기에 놓였다.
대종상영화제에 따르면 오는 12월2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제53회 대종상영화제를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논란의 연속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대종상 측은 시상식 날짜와 장소를 확정지으며 불투명했던 개최 여부에 빛을 밝혔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 외에 후보작, 생중계 여부 등 세부사항은 확정지어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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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일을 확정 지은 만큼 대종상 측은 순조롭게 시상식을 진행하기 위해 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종상 측 내부 관계자들은 합세는커녕 극심한 이견차로 갈등을 겪고 있다. 현재 총책임자인 김구회 조직위원장과 영화제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김 조직위원장과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갈등은 이미 지난 9월부터 시작됐다. 김 위원장 측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자신을 배제시킨 채 독자적으로 대종상영화제를 진행시키려 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방해금지가처분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발신인과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사이에 체결된 협약서는 유효하므로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행사 준비와 진행을 방해해서는 안되고 조직위원장을 배제시킨 채 대종상영화제를 준비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김 조직위원장과 대종상 진행과 관련해 협의 중에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오는 12월27일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결정했고, 김 조직위원장은 개최장소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 측에 ‘대관계약 취소 또는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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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구회 조직위원장, 사진=DB |
이에 대해 세종대학교 측은 21일 오후 MBN스타에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모르는 일이다”라며 당황스러워 했고, 대종상영화제 측은 “12월27일 세종대에서 개최하는 게 맞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종상영화제는 최근 몇 년 간 몰아주기, 흥행 위주 시상 등 매년 공정성 시비에 시달리면서 신뢰도와 위상이 점점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공정성’을 거듭 강조하며 자발적으로 논란의 불씨를 키우며 반쪽짜리 시상식의 오명을 남겼다. 올해 역시 개최여부가 불투명해 아슬아슬한 길을 걷고 있던 상황이었고, 내부 갈등까지 빚어지면서 총체적 난국이 됐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강행한 개최일까지는 한 달 정도 남겨둔 상황. 또 다시 ‘대충상’ 위기를 맞는 건 아닌지, 갈등을 순조롭게 풀어나가 역사의 명맥을 이어갈지 두고볼 일이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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