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9주년을 맞이한 배우 홍종현은 연기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최근 종영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처음으로 악역 연기에 도전한 것. 데뷔 9년 만의 연기 변화는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의 악역 연기는 정답이었다.
홍종현은 ‘달의 연인’에서 고려의 황제 태조 왕건의 3번째 아들인 3황자 왕요 역을 맡았다. 날 때부터 어머니의 손에서 황제가 될 운명으로 키워진 참으로 불쌍하고도 욕심 많은 황자인 왕요는 결국 황위에 올라 피의 숙청을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악역에 “원래 걱정이 많은 편인데, ‘달의 연인’은 특히 필요 이상으로 걱정을 많이 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라는 것, 악역이라는 것, 특이한 분장을 한다는 것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촬영 할 때큼은 잊고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다”고 부담감이 없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그의 고민과 노력에 응답한 것일까. 홍종현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인생 연기를 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에 대해 “처음 도전한 악역인데 칭찬을 들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솔직히 기분도 좋다”고 건치를 드러내며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특히 홍종현이 ‘달의 연인’에서 맡은 왕요 캐릭터는 원작엔 없는 캐릭터.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러브라인도 없다. 부담도 됐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제가 잘 하면 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한텐 좋은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의 생각처럼 왕요는 홍종현에게 좋은 결과를 전해줬다.
‘달의 연인’을 통해 악역 연기의 매력을 처음 느낀 홍종현이지만, 나쁜 사람을 연기한다는 고충도 있었다. 홍종현이 생각하는 ‘왕요가 한 가장 나쁜 행동’은 무엇일까. 그는 10황자 왕은(백현 분)을 죽인 장면을 꼽았다.
“아무리 그래도 형제를 죽이는 게 가장 나쁜 행동이죠. 백현을 죽인 게 가장 나쁜 행동이지 않나 싶어요. 특히 백현을 죽이고 나서 엑소 팬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어요. 제가 봐도 참 너무하긴 했더라고요.”
왕요를 대신해 죄책감을 느꼈다는 홍종현은 “오히려 왕요가 더 나빠보이게 연기하고 싶었다. 형제를 죽이는데 망설임이 없었으면 좋겠다, 왕요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형제를 죽일 때 만큼은 당연하다고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악역을 해보니 한 번 더 악역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홍종현은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데뷔 10년을 1년 가량 남긴 홍종현에게 물어봤다.
“제가 좋은 건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같은 대본이 있더라도 제가 표현하는 캐릭터들이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매력이 있었으며 좋겠고,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연기는 제가 좋아해서 하는 일이거든요. 시행착오도 많겠고, 여러 상황도 겪을테지만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