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누구보다 착하고 바른 남자였다가, 한없이 찌질 해지기도 했고, 한 여자에게 지고지순하기도 했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온 배우 지창욱이 tvN ‘THE K2(더케이투)’에서 ‘액션장인’으로 거듭났다.
‘더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김제하)’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로열패밀리를 둘러싼 은밀한 스토리,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액션 신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지창욱의 액션 연기였다. 엘리트 전쟁 용병 출신 김제하 역을 연기한 지창욱은 자신의 롤에 맞는 완벽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더케이투’는 정말 즐겁게 촬영한 작품이에요. 체력적으로는 힘들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마무리를 더 잘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더케이투’를 마무리하는 시원섭섭함이 있는 반면에 새 출발이라는 설렘이 있죠.”
‘더케이투’는 극중 김제하(지창욱 분)와 고안나(윤아 분)가 스페인으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해피엔딩을 그려냈다. 개인적으로는 새드엔딩을 좋아한다는 지창욱은 “슬픔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며 못내 새드엔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창욱은 ‘더케이투’에서 얼굴이 온전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상처투성이의 모습을 보였다. ‘액션장인’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액션에 열정을 다했던 지창욱이지만, 액션과 더불어 윤아와의 키스신이 많았던 것으로도 회자되고 있다.
“마지막에 유독 키스신이 많았지만 작품 전체로 따지자면 키스를 많이 한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마지막 회 키스신은 촬영 초반에 스페인 로케이션에서 찍었던 장면이에요. 어색한 상황에서 키스신을 찍는다는 걸 듣고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그래서 빨리 친해지려고 함께 카페에 가기도 했어요. 엔딩을 봤는데 생각보다 키스신이 잘 나왔더라고요.”
지창욱은 ‘투윤아’와 복잡미묘한 관계를 그렸다. 윤아와는 본격 러브라인을 형성했지만, 송윤아와는 비즈니스 파트너, 동정, 연민 등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관계를 이어나갔다. 윤아와의 연기 호흡보다 송윤아와의 연기호흡이 더욱 어려웠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사실 송윤아 선배님과는 긴장감이 있고 기싸움 하는 장면을 많이 촬영했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어요. 제가 긴장의 끈을 놓치면 장면 자체가 재미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최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한 장면을 찍고 나면 힘이 빠지고 지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송윤아 선배님이 너무 잘 하시니까 전 거기에 잘 맞춰서 좋은 그림을 만들어보려고 했죠.”
지창욱의 고민과 노력이 빛을 발했을까. ‘더케이투’는 평균 시청률 6.2%, 최고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더케이투’에 열정을 불태운 지창욱은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은 액션을 안 하려고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예전에 6개월 정도 쉬었더니 우울증이 걸릴 것 같더라고요. 내가 지쳐서 연기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도 있지만, 결국 항상 작품을 끝내고 나면 새로운 작품은 어떨까 생각하며 너무 신나고 설레요. 빨리 다른 대본들도 읽어보고 싶고. 아직은 할 게 많구나, 보여줄 게 많구나 이런 생각을 해요.”
‘너무 재밌어 보이고 행복할 것 같아’ 걷기 시작한 배우의 길에서 지창욱은 여전히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그의 즐거움이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걸까. 열정이 가득한 그의 연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제일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주인공, 할리우드, 돈 많이 버는 배우 등을 생각해봤는데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돼야하는 게 맞는 것 같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죽기 전엔 ‘지창욱이라는 배우는 좋은 배우였던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