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투’ 종영③] 송윤아, 연기로 증명하는 ‘배우의 품격’

[MBN스타 금빛나 기자] 역시 송윤아였다. tvN 금토드라마 ‘더 케이투’(The K2)에서 사연 있는 악녀로 안방극장에 눈길을 사로잡은 송윤아는 마지막까지 탁월한 연기력을 뽐내며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12일 방송된 ‘더 케이투’에서는 최유진(송윤아 분)의 마지막이 그려졌다.

클라우드 나인에 시한폭탄을 설치한 최성원(이정진 분)은 쿠마르 게이트의 증거가 담긴 메모리를 넣기 위해 최유진을 협박했다. 이후 최성원은 클라우드 나인으로 도착한 고안나(임윤아 분)를 볼모로 메모리를 내놓으라며 최유진의 복부에 총상을 입혔다. 총상을 입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최유진은 자신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자신은 가망이 없으며 이제는 쉬고 싶다며 이들을 돌려보냈다.

결국 고안나와 김제하(지창욱 분)은 떠났고 그렇게 쓸쓸히 눈을 감는가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쇼윈도 부부이자 서로 미워했던 남편 장세준(조성하 분)이 다시 왔고, 이들은 서로를 안으며 클라우드 나인에서 함께 폭탄과 함께 숨졌다.

‘더 케이투’에서 송윤아의 존재감은 무척이나 컸다. 비록 악행을 하는 악녀이지만, 최유진이라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하면서 극을 이끌어 나간 것이다.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 김제하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최유진,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고안나의 이야기를 다룬 ‘더 케이투’는 초반 로열패밀리를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출생의 비밀, 복수, 러브라인 등을 그리면서 극에 대한 홍미를 높였다.

문제는 뒷심이 약했다는 것이다. 처음 보여주었던 탄탄한 전개는 뒤로 갈수록 시들해 졌으며, 각 인물들은 갈 길을 잃은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초반에 비해 김제하 주인공의 비중은 뒤로 갈수록 무색해 졌으며 고안나 역시 처음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맨발로 헤맸던 기세는 갑자기 사라졌으며, 최유진의 복수를 이루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급기야는 최성원에게 이용당하는 답답한 여자주인공의 모습이 보이기까지 했다.

김제하와 고안나의 러브라인은 이 같은 ‘더 케이투’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데 한 몫 했다. 지창욱과 임윤아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으나, 둘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설득력이 없었으며, 계속된 러브라인은 초반의 팽팽했던 긴장감을 흐리는데 한 몫 했다.

이 같은 ‘더 케이투’의 아쉬움을 붙잡은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송윤아의 열연이 있었다.

대권 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자 JB그룹 가문의 맏딸 최유진 역을 맡은 송윤아는 단아한 외모에 자애로운 이미지 뒤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라지 않는 야망가의 모습을 감춘 두 얼굴의 악녀이다. 장세준과 딸 고안나가 만나지 못하게 한 장본인이자, 자신의 앞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살해 협박도 서슴지 않은 인물이다.

‘미스터큐’ 이후 오랜만에 악역을 맡은 송윤아는 최유진이 가지고 있는 두 얼굴을 제대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김제하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 최유진의 솔직한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나갔다. 자칫 단순한 ‘악의 축’으로 보일 수 있는 최유진을 송윤아는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송윤아의 연기내공이 담긴 악역 연기 덕분에 ‘더 케이투’는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고 달려 나갈 수 있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