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수저와 사다리’를 취재하면서 느낌점이요? 야…참 답이 없구나!”(‘수저와 사다리’ 이동협 PD)
최근 젊은 세대에서 한숨처럼 터져 나오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금수저’ ‘흙수저’로 불리는 ‘수저 계급론’이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에 따라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는 자조적인 표현의 신조어 ‘수저 계급론’은 지난 2015년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도 사회 화두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같은 ‘수저계급론’을 유쾌하게 풀어낸 교양프로그램이 탄생했다. SBS 창사특집으로 기획된 ‘수저와 사다리’가 그 주인공이다. ‘수저와 사다리’는 땅과 임금, 분배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예능적 감각을 섞어 유쾌한 시각으로 풀어내면서 자본주의 체제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본 방송에 앞서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SBS 교양프로그램 ‘수저와 사다리’의 기자단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최태환 CP와 이동엽 PD, 황채영 작가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수저와 사다리’는 3부작으로 제작됐다. 13일 방송되는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에서는 돈도 없고 그로 인해 땅에 관심을 가질 수조차 없는 개그맨 김기리가 들려주는 크게 불로소득, 부동산을 다루며 ‘드림랜드, 네버랜드’와 언더 커버 보스의 형식을 취한 2부 ‘닭 값가 달 값’에서는 노동소득인 임금을 다룬다. 마지막 3부 에서는 ‘수저계급론’을 부르마블이라는 게임에 접목시킨 게임쇼 ‘모두의 수저’를 통해 생각할 것들을 던질 계획이다.
‘수저와 사다리’의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바로 ‘소득’이다. ‘1대 99’라는 불평등한 소득분배가 현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수저와 사다리’를 연출한 이동협 PD는 취재 소감에 대해 “답이 없더라”고 의미심장한 답을 던졌다.
이동협 PD는 “‘수저와 사다리’를 취재하면서 작가와 함께 ‘내년에 혹시 특집 교양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이건 잡지 말자’고 할 정도로, 알면 알수록 일개 방송사에 피디와 작가가 답을 제시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는데 파면 팔수록 느낀 것은 모든 것이 얽혀있는 구조적이 문제라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프로그램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불평등의 심화”라고 말한 이동협 PD는 “사실 많은 것들이 엮여있었다. 불평등의 문제라는 것이 크게 ‘기회의 불평등’과 ‘결과의 불평등’으로 나뉘는데, 기회는 시작 출발선이 다른 것이며, 결과의 불평등이란 그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을 일컫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게임의 규칙을 어기는 불법이 난무하는 것이 바로 우리 한국이다”며 “교육과 같은 부분도 다 다뤄보면 좋겠지만 워낙 이리저리 얽혀있었고, 결국 모든 것을 다룰 수 없으니 ‘소득’에 포커스를 맞추고 취재했다“고 ‘소득의 불평등’을 다루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제공=SBS |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수저계급론을 게임 부르마블로 풀어낸 ‘모두의 수저’였다. ‘수저와 사다리’ 제작진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요트 클럽 대표이사, 변호사, 청년주거 나닌, 스타 강사, 명문대 여대생, 인디 밴드 청년을 초대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기본소득 실험게임인 ‘모두의 수저’를 진행했다.
랜덤으로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계급을 받은 출연진은 계급과 자산이 이미 정해져 있는 불공정한 1라운드와 불로수득에 대한 세금을 걷어 동일한 액수로 나ㅝ주는 2라운드로 구성된 ‘부루수저 게임’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황채영 작가는 “일단 제일 먼저 정치인을 데리고 게임을 진행하고 싶었으며, 다음으로는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층, 성비를 맞추고 싶었다”고 말한 뒤 “게임결과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전반부 보다는 후반부에 가서 흙수적들의 빚의 양이 줄어들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모두의 수저’ 게임 결과에 대해 이동협 PD는 “의미 있는 실험을 다루면서, 땅으로 인해 불평등의 문제는 세금의 문제로 접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록 완벽한 대인일 수는 없겠지만 보시는 분들이 ‘이런 각도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겠구나’를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채영 작가는 ‘수저와 사다리’의 관전포인트는에 대해 “무거운 이야기를 발랄하고 발칙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재미있지만 끝날 때 씁쓸함이 남으면서 어떻게 타계해야 할까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동협 PD 또한 관전포인트에 대해 “작가와 비슷한 생각이다. 무거운 이야기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지나치게 가볍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다”며 “내부에서는 ‘수저와 사다리’의 장르에 대해 시사예능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확실한 것은 독특한 방식의 스토리텔링 제작방식을 이용한 교양물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동협 PD는 “메이킹은 가볍고 발랄하게 가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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