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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로 기억될 일명 '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잠식했다. 정치·사회적 이슈에도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던 연예계가 이번엔 제대로 '울고' 있다.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담화를 했으나 여전히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가수 이승환은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짤막하게 게재했다.
이승환은 "특정 개인이 위법행위 저질렀다니 참담하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몸통께서 그런 말씀 하시니 참담. 유체이탈화법의 화룡점정"이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이승환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하는가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가 이러려고 가수 했나... 팬들 앞에서 요딴 소리?!"라고 지적했다.
배우 김의성 역시 주어는 없으나 박근혜 대통령을 저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게재, 눈길을 끈다. 김의성은 4일 오전 대국민담화가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뭐라고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주어는 없습니다"라는 댓글을 덧붙였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가장 화가 나는 건 몰랐을 리 없는 사람들이 몰랐다고 잡아떼는 것"이라며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연루자들의 진술에 대한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연예계에서 이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룹 2PM 멤버 황찬성은 자신의 SNS에 "이 난리통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거라는 걸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양파는 까면 깔수록 작아지는데 이건 깔수록 스케일이 커지냐"는 글을 연이어 게재했다.
또 이승환은 자신의 소속사 건물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재하는 등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분노와 울분에 찬 목소리 한편으로 이번 사태 관련, 구설에 오를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지난 3일 '최순실', '최순득', '장시호(장유진)' 등 관련자들과 엮여 이름이 거론된 몇몇 연예인들은 유례 없이 거센 반박으로 관심을 모았다.
가수 김흥국은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씨와 연예인 동호회인 회오리 축구단과의 연관설에 대해 "나는 회오리 축구단을 십수년 전 떠났다" "최순득과 회오리 축구단의 관계에 대해 모른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자사 및 소속 가수 싸이와 장시호 관련 루머에 대해 "친분 관계가 전혀 없으며 싸이는 회오리 축구단에 소속된 적이 없다"며 루머 관련 강경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또 가수 이승철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루머에 대해 "이런 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는 주장과 루머가 도는지 분노를 넘어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최순실, 최순득이라는 사람은 맹세코 얼굴도 모르고,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이승철은 자신이 최순실 일가와 관계없음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며 "이번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저희 또한 국민과 마찬가지로 크게 분노하고 분개해왔다. 이런 와중에 저희 쪽에 불똥이 튀는 것이 저는 참으로 의아하고 당혹스럽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배우 박해진과 고주원은 최순실의 측근인 고영태와의 루머로 피해를 봤다. 박해진은 과거 고영태와 찍은 사진으로, 고주원은 고영태와 사촌 관계라는 의혹으로다.
이에 대해 박해진의 소속사는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의 루머가 해당 사진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호스트 사진으로 둔갑해 악의적 루머를 양산하고 있으며, 배우 박해진에게 심각한 명예훼손 및 심리적인 상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주원 측은 "고주원은 고영태와 사촌 사이도 아니며 친분도 없다. 고주원의 친동생 이름 또한 고영태가 아니다. 고영준"이라고 해명했다.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은 최순실 및 박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이 맡았던 늘품체조 관련, 곤욕을 치렀다. 이에 대해 그는 "2014년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차은택 감독에게 요청을 받았을 뿐"이라며 "인터뷰 요청이 오거나 사람들이 물어오면 제가 제안한 것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말하기를 부탁 받았다. 2년 전 통화기록도 남아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 뽑아 볼 수 있다면 공개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연말을 앞두고 컴백을 준비했던 가수들은 국민적 관심이 '최순실 게이트'에 쏠린 데 대해 허탈함도 호소하고 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야심차게 준비한 컴백임에도 불구, 대중의 관심이 한 곳에 집중된 탓에 대중에 파고들 구멍이 없기 때문.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연말 컴백을 준비했으나 현실적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내년 초로 컴백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활동 중인 모 가수 소속사 관계자는 "야심차게 준비한 컴백 활동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져 시기적으로 아쉽게 됐다"며 못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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