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방대했던 ‘보보경심’의 모든 이야기를 담기에는 20회는 너무 짧았다. 높은 몰입도를 자랑하며 많은 팬층을 만들어 냈던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이 끝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엔딩으로 아쉬운 마지막을 알렸다.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배속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왕소(이준기 분)와 헤어지고 궁을 나가 살아가는 해수(아이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음모가 도사리는 궁을 떠난 해수는 왕정(지수 분)과 혼례를 올렸다. 냉정해진 왕소가 싫어 궁을 떠난 것처럼 보였던 해수였지만 사실 이유가 있었다. 왕소의 아이를 임신했던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궁에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던 해수는 일부로 왕소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궁을 떠났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조용히 출산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이를 낳기에는 해수의 몸은 너무 약해져 있었고, 그런 해수를 걱정한 왕정은 그녀의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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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를 궁에서 내보냈어도 여전히 그녀를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었던 왕소는 해수가 있는 저택으로 가 몰래 엿봤지만, 둘의 다정한 모습에 가슴만 움켜쥘 뿐이었다. 자신의 곁을 떠난 해수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왕소는 저택에 있던 모든 심복을 거둬들이고 이들의 모든 소식을 듣지 않기로 했다.
그 사이 딸을 낳은 해수는 왕소를 향한 그리움으로 궁에다 꾸준히 편지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해수의 필체가 왕소와 필체가 똑같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던 왕정은 겉표지를 자신의 필체로 써서 보냈지만, 도리어 이는 화를 불렀다. 자신에 대한 왕정의 원망이 써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왕소가 모든 편지를 읽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시름시름 앓던 해수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소식을 전해들은 왕소는 뒤늦게 서찰을 읽고 절규했다. 먼저 떠난 해수를 그리워하면서 왕소는 강력한 고려왕권을 세워나갔다.
살아남은 고려 황자들도 황궁에 오래 있지는 못했다. 계속해서 왕권을 노렸던 왕원(윤선우 분)은 반역을 꿰하다 결국 사약을 받게 됐으며, 왕소와 대립했던 왕욱(강하늘 분)은 나이가 들어 눈을 감았다. 왕소와 가까웠던 13황자 백아(남주혁 분)은 궁을 떠나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며 삶을 살았다. 모두가 죽고 떠나면서 왕소는 혼자가 되고 말았다.
한편 불의의 사고로 인해 고려시대 해수의 몸에 들어갔던 고하진(아이유 분)의 영혼은 해수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21세기로 돌아왔다. 사고 이후 1년간 혼수상태였던 고하진은 해수가 죽으면서 기적적으로 눈을 떴고, 고하진은 왕소와의 모든 일이 슬픈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활을 하던 중 고하진은 고려시대 지몽(김성균 분)과 똑같은 사람을 보게 됐고, 자신의 꿈이 꿈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려시대 전시장에서 자신이 꿈이라고 생각했던 풍경들을 그림으로 보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화면이 바뀌어 왕소가 있는 고려시대의 풍경이 비춰졌다. 잿빛의 황궁에 홀로 선 왕소는 “너와 나의 세계가 같지 않다면 내가 널 찾아가겠다”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기면서 열린 결말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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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은 중국의 소설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이다. ‘보보경심’은 소설 뿐 아니라 중국에서 먼저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자,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층을 보유한 작품이기도 하다. ‘보보경심’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스토리와 더불어 중국 청나라를 배경으로 역사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현대의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이었다.
한국으로 넘어온 ‘보보경심’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현대여인의 혼을 품은 해수와 피의군주 광종의 로맨스를 그리면서 안방극장의 몰입도를 높였다. 많은 이들이 걱정하던 역사왜곡의 문제는 크지 않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초반에는 배우들의 발연기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면, 후반부는 지나치게 빠른 전개와 각 인물들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아쉬움을 샀다. 아무리 광종이 피의군주였다고 하지만 19회와 20회의 경우 내용의 반 이상이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급작스럽게 죽으면서 극의 흐름을 다소 방해했다. 일부 시청자들의 경우 “OST가 마치 장송곡처럼 들릴 정도”라고 할 정도로 극의 죽음이 지나치게 많이 그려진 것이다.
중국의 ‘보보경심’의 경우 30회가 방영이 되면서 세세하게 그려질 수 있었지만 국내로 넘어오면서 10회 분량이 줄어든 ‘달의 연인’은 방대한 원작의 내용을 다 담기에는 부족했다. 뒤로 갈수록 원작의 결말을 따라가기에 급급해지면서 해수와 왕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었던 ‘달의 연인’이었지만, 그럼에도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짙은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