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이준기가 사랑하는 여인 이지은까지 자신의 곁에서 멀리 떠나 보내며 고독한 황제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정인이라고 믿었던 해수(이지은 분)가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하려 했던 8황자 왕욱(강하늘 분)과 과거 혼인을 약속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여 슬픔을 쏟아내는 고려 4대황제 광종(이준기 분)이 해수의 출궁을 허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해수는 광종이 ‘피의 군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을 원치 않아 항상 옆에서 마음을 졸이며 이를 지켜보고 광종에게 진심으로 조언을 해왔던 상황. 그런 가운데 해수는 자신이 사랑했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는 모습에 슬퍼하며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갔다. 자신의 몸종이었던 동생 같은 아이 채령(진기주 분)의 죽음은 해수에게 큰 충격이었고, 이로 인해 해수는 언제든 출궁을 원할 때 자신에게 “원한다”고 말하라는 14황자 왕정(지수 분)의 뜻을 받아들이게 됐다.
해수의 마음을 확인한 14황자 왕정은 광종 앞에 선왕의 교지를 바쳤고, 교지에는 해수와의 혼인을 허락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광종은 “가짜다. 거짓이야”라고 내던졌으나, 14황자 왕정은 “해수가 원합니다. 확인해 보십쇼. 해수는 저와의 혼인을 원하고 있습니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광종은 끝까지 해수를 놓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해수는 “원합니다. 우리가 서로 떨어져있을 땐 늘 그리웠습니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미어졌어요. 그런데 지금은 매일 만나고 매일 웃지만 무섭습니다. 가끔은 밉기까지 해요. 차라리 지금 떠나겠습니다”라고 했으나 광종은 “절대로 안 된다”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광종은 해수와 자신의 목숨을 끝없이 위협했던 8황자 왕욱의 사이를 알게 된 후 감정이 폭발하고야 말았다. 앞서 해수의 부탁으로 간신히 죽음을 면한 8황자 왕욱은 “폐하께서 여전히 무지하신 데가 있는 듯 싶어 알려드려야겠습니다. 저희 둘은 혼인을 약조했습니다”라고 말했고, 광종의 표정은 무섭게 변해갔다. 광종은 “네가 정녕 죽고 싶은 게냐”라고 외쳤으나 8황자 왕욱은 “폐하의 여인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수는 제 사람이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광종은 사랑한다면 올곧게 모든 것을 줘야만 했던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완벽하게 자신의 사람이어야만 했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을 이해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사랑하는 여인 해수의 말과 행동은 8황자 왕욱의 고백으로 기억의 조각들이 모두 퍼즐을 맞추며 광종에게 활화산 같은 감정을 가져다 주었다.
결국 광종은 해수에게 “네가 어째서 그렇게까지 욱이를 걱정했는지 알았어. 왜 욱이를 구하려고 무릎까지 꿇었는지 똑똑히 알았다. 네가 오랫동안 차고 있던 팔찌, 다미원 비밀공간에서의 밀회, 그게 다 사실이냐? 네가 정말 욱이와 혼인하려고 했었어? 네가 말했던 은애 한다는 자가 욱이었던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해수는 “예, 그렇습니다”라고 솔직히 답했다.
해수의 대답에 광종은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는 “차라리 거짓말을 해. 모든 게 오해라고. 욱이의 이간질이라고 해. 그럼 우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라고 간절하게 말했으나 해수는 “서로 거짓말은 안 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에 광종은 “네가 어떻게 이래. 네가 왜 나한테 이런 상처를 줘. 그것도 욱이와! 네 맘 속엔 언제나 욱이뿐이었어. 짐에게 손대지 마. 오늘 이후로 짐은 다신 널 보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떠났다.
해수는 황궁을 떠나며 눈물을 쏟았다.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리 그리워하지 않았을 것을.
알지 않았더라면 이토록 생각나지도 않았을 것을. 함께 하지 않았더라면 사라질 일도 없었을 것을. 아끼지 않았더라면 이리 기억하지 않았을 것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서로 버릴 일도 없었을 것을.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함께 할 일도 없었을 텐데. 차라리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해수의 속마음은 깊은 슬픔을 안겨줬다.
해수가 가는 길을 보
온라인 이슈팀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