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배우 정우성이라는 이름에는 잘생김이라는 표현이 포함돼있는 것 같다. 그만큼 잘생긴 얼굴로 오랜 기간 팬들에게 사랑받아온 그이기 때문. 하지만 정우성은 그냥 잘생김만을 표현하지 않는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을 내려놓고 한발 다가오며 친숙함까지 느끼게 했다. 그런 그가 영화 ‘아수라’를 통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연기로 돌아왔다.
“‘무한도전’이 방송되고 나서 주변에서 다들 재미있게 봤다고 그러더라고요. ‘아수라’ VIP 시사회 이후에는 다들 부러워했죠. 이정재 씨도 그랬어요. 시사회가 끝나고 뒤풀이에 갔는데 그런 말을 듣는 게 사실 최고의 찬사거든요. 아쉽다는 말은 안 하지만 다들 한 마디로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뿌듯했어요. 또 (‘무한도전’의 경우) 재밌는 게 좋잖아요. 웃는 게 좋고요. 웃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은 거예요. 좋은 기를 만드는 거니까요.”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수라’를 통해 정우성이 연기하는 한도경이라는 인물은 거칠다. 폭력을 서슴지 않으며 욕설도 계속 내뱉는다. 평소 알려진 정우성의 이미지와 매우 다른 캐릭터기 때문에 그가 캐릭터에 임하기까지의 과정이 힘들었을 것.
“이정도로 거친 표현은 처음이었어요. 평소에 욕을 쓰는 걸 싫어해요. 친한 친구들끼리는 애칭 아닌 애칭처럼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그것도 사실 폭력이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가벼워져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남이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그런 폭력이 자연스럽고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게, 우리가 폭력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를 빗댄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정우성이 김성수 감독과 작업한다는 자체는 의미가 크다. 정우성의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표현했던 ‘비트’나 ‘태양은 없다’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사이이기 때문. 15년 만에 만나게 된 김성수 감독과 ‘아수라’로 다시 작업한 정우성의 소회를 어땠을까.
“정말 너무너무 좋았어요. 촬영장에 같이 있다는 게 좋았는데, 오랜만에 하니까 정말 저에게 큰 의미였죠. 근데 의미부여를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도취되지 말고 ‘아수라’라는 작품, 그리고 감독님이 이 작품을 통해서 전하려는 메시지를 치밀하게 파고 들어가서 찾작 생각했죠. 잘 해낸 다음에 그 의미에 대해서 감독님과 따로 축배를 들고 싶은 욕심이 컸고요.”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현장의 분위기는 감독님이 만드셨어요. 치열함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서 뜨거운 ‘아수라’가 됐죠. 규정된 캐릭터를 화면에 담기보단 상황에 던져진 캐릭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고 엔딩을 정하셨어요.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보통 시나리오의 텍스트가 아니었어요. 감독님께서 진짜 하고 싶은걸 하신다고 했으니 그 텍스트 이면에 숨겨진 게 뭔지를 찾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감춘 걸 찾는 게 도경이를 찾는 거기 때문에 다른 질문도 하지 않았죠.”
정우성은 ‘아수라’에서 액션을 대부분 자신이 소화해냈다. 유난히 몸이 많이 다치기도 한 촬영장이었으며 영화에서 가장 극한의 감정을 끌어내는 카체이스 장면에서도 그는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스 장면이라 더욱 위험했지만 그는 망설임이 없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얼굴이 보이면 제가 하는 게 맞는 거죠. 운전하는 사람의 심리상태 그런 게 차 밖으로 보여야 하니까요. 계산된 액션 스턴트가 해도 멋지겠지만, 그 행위 자체에서 한도경의 얼굴이 보였을 때의 위태함이나 그런 게 충분히 담겨야한다고 생각했죠. 도경의 얼굴이 보이는 풀샷이 같이 있으면 관객이 감정을 더 느낄 것 같았거든요.”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우성이 연기한 한도경은 두 악인이 조여 오는 긴장감 안에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다. 캐릭터가 아닌 정우성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지 물었다.
“전 사실 스트레스를 잘 안 받아요. 왜냐면 모든 것에 대한 결과는 제 스스로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남 탓을 하거나, 저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아서요. 다 제 책임이자 선택인거고, 그런 선택은 더 성숙한 저를 위한 과정이니까요.”
‘아수라’는 28일 개봉한 이후부터 관심이 뜨겁다. 그만큼 화려한 배우진과 작품이 주는 느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 지금까지 다양한 영화를 해왔지만, 그에게 ‘아수라’는 어떤 의미에서건 특별할 수밖에 없다. 또한 흥행 측면에서도 기대를 모으게 만들기도 할 것.
“저 스스로에게는 무뎌졌던 열정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업계에 부끄럽지 않고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