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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드릴게.”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죽여주게 잘 하는’ 박카스 할머니 소영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성(性)과 죽음을 파는 여자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드라마를 담은 작품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의 초청, 그리고 수상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이렇게 작품성과 연기력으로 세계의 인정을 받은 ‘죽여주는 여자’의 중심에는 데뷔 50년차 배우 윤여정이 있다.
올해 칠순을 맞은 윤여정은 자신의 삶 대부분을 연기자로 보내온 베테랑 배우다. ‘윤여정’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증명하듯, ‘죽여주는 여자’ 속 윤여정의 연기는 가히 ‘죽여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한민국 노인문제를 관통한 ‘죽여주는 여자’는 이미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고, 다수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바 있는 ‘박카스 할머니’를 극의 한가운데로 끌어온다. 여기서 윤여정은 박카스 할머니 소영 역을 맡았다.
윤여정에게 영화 ‘죽여주는 여자’, 그리고 박카스 할머니라는 역할은 큰 도전이었을 터. 자신 역시 “성관계 장면을 찍을 땐 뛰쳐나가고 싶었다”고 말했을 만큼 연기 고충이 상당했다.
그러나 윤여정은 50년의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자칫하면 어두울수도, 불편할수도 있는 내용을 불편하지 않게, 그렇다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냈다.
여기에 더해 ‘여배우들’,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이재용 감독과의 협업 역시 작품을 이끌어간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움직이지 못하고(전무송), 기억을 잃어가고(조상건), 가족을
현실에서 약자이자 소수자일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이재용 감독과 윤여정의 내공에 뜨거운 박수가 절로 나온다.
10월 6일 개봉. 111분. 청소년 관람 불가.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