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명절을 즐기기 위해 한데 모인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TV를 시청하기 좋은 프라임타임에는 각 방송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추석특집예능 혹은 추석특선영화들이 방영된다.
추석특선영화는 추석 안방극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편성 중 하나다. 이는 온 가족이 재미를 나눌 수 있는 시간과 홀로 보내는 명절을 조금 더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어떤 이들에겐 놓쳤던 작품을 집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 재탕 영화? 이제 안 통해
영화 전문 채널과 VOD, IPTV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추석특선영화는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였다. 그러나 놓친 신작과 재관람 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주는 서비스 창구가 늘어나면서 추석특선영화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문제는 방송사들의 편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재탕 느낌이 강한 영화를 편성표에 배치하거나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로 줄 세우며 이미 구입한 TV판권을 본전 뽑자는 속내를 드러냈다. 과거 추석특선영화 단골 작품을 살펴보면, 영화 ‘미녀는 괴로워’ ‘마파도2’ ‘상사부일체’ ‘괴물’ ‘우주전쟁’ 등이 2007년, 2008년 연이어 방영됐으며, 2011년 추석 연휴에 편성된 영화 ‘전우치’ ‘내사랑 내곁에’는 그해 설날특선영화로 편성돼 소개됐었다.
특선영화 재탕으로 인해 시청률 욕심을 내던 각 방송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미녀는 괴로워’의 경우 첫 편성 당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재탕 편성된 해에는 9.9%의 시청률을 기록, TV 정규 프로그램 앞에 맥을 못 추는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 소개한 작품이 이듬해 설 연휴에 재탕된 영화들 역시 ‘재탕’ 느낌을 강하게 받은 시청자들의 싸늘한 시선으로 인해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명절 단골 특선영화로는 영화 ‘실미도’ ‘전우치’ ‘조선명탐정’ ‘동갑내기 과외하기’ ‘마파도’ ‘아저씨’ ‘과속스캔들’ ‘가문’ 시리즈 등이 꼽힌다.
◇ 코믹 장르 강세 → 골라보는 재미 多
과거 특선영화를 살펴보면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믹 장르의 작품이 다수 편성되거나 혹은 추억의 명작, 제목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국내 히트작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특선영화=코미디 영화’라는 공식이 깨졌다. 각 방송사는 시청자들 입맛에 맞게 골라볼 수 있도록 장르의 폭을 넓혔고, 코믹은 물론 휴먼, 액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편성됐다.
장르뿐만 아니라 연휴와 작품 개봉일의 간격 역시 짧아졌다. 관객들에게 공개된 세월을 자랑하는 작품보다는 1년 내의 개봉한 최신작으로 편성되기 시작한 것. 이는 관람을 놓쳤던 시청자들에게 편히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 셈으로, 과거 재탕으로 인해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때와 달리 평균 10% 이상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작년(2015년) 추석 안방극장의 경우 2014년 개봉한 영화 ‘명량’을 편성했다. KBS를 통해 방송됐던 ‘명량’은 13.4%(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고, 이는 추석 연휴 4일간 방송된 추석특선영화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같은 해 편성된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 역시 시청률 11.5%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에는 2013년에 개봉한 영화 ‘관상’ ‘더 테러 라이브’ ‘스파이’ 등을 추석 안방극장에 내놓았다. 당시 ‘관상’은 9.6%의 시청률로 추석특선영화 1위를 차지했으며, ‘더 테러 라이브’(9.5%)가 2위에 안착했다.
◇ 올해 추석특선영화는?
14일 오전 1시 SBS에는 설경구, 김상경, 손예진 주연의 영화 ‘타워’가 방송됐다. 이어 오전 9시 10분에는 엄정화, 송승헌 주연의 ‘미쓰 와이프’가, 오후 11시 10분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가 편성된 상태다.
KBS2에서는 오전 11시 20분 김윤석, 유해진 주연의 ‘극비수사’가 방송된다. 오후 9시 50분에는 최민식 주연의 ‘대호’가, 자정에는 고 장진영, 엄정화, 김주혁, 이범수 주연의 영화 ‘싱글즈’가 KBS1에서 이어진다.
오는 15일에는 EBS에 ‘슈렉2’가 오후 6시에 편성됐다. 오후 9시50분에는 ‘설국열차’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자정, KBS1에서는 ‘인어공주’가 방송된다. 오는 16일에는 EBS에서 ‘윌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가 12시10분에 방송되며, 오후 5시에는 ‘후크’가 공개된다. KBS2에서는 오후 8시20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편성됐다.
오는 17일에도 풍성하다. ‘암살’이 오후 9시55분에 SBS를 통해 방송되며, KBS2에서는 ‘내부자들 디 오리지날’이 오후 10시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