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사 2016’③] 위기론 격파…‘무도’ 살린 ‘무한상사 2016’

[MBN스타 유지혜 기자] 콩트가 아닌 정극이다. 드라마보다 영화와 같았다.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2016’은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올해 큰 위기를 연달아 겪었던 ‘무한도전’에게도 제대로 된 분위기 쇄신이기도 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무한상사 2016’ 특집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졌다. 정준하 과장과 하동훈(하하) 사원이 유재석 부장 사고의 뒷이야기를 파헤치며 권지용(지드래곤) 전무의 권력 남용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권 전무의 비자금 조성에 휘말린 손종학, 전석호, 김희원, 유재석은 더불어 그의 뺑소니 사고에도 연루됐다. 권 전무가 낸 뺑소니를 김희원이 뒤집어쓰자 그걸 알고 있는 사람들을 권 전무가 처리한 것. 하동훈은 권 전무의 유혹에 잠깐 나쁜 생각을 했으나, 결국 권 전무의 뺑소니 증거 영상을 전직원에 전송해 그를 몰락시켰다.

‘무한상사 2016’은 그동안 ‘무한상사’ 시리즈와는 달리 콩트가 아닌 정극으로 꾸며졌다.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 했고, 영상도 영화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스릴러 장르에 맞게 연출도 긴장감 넘쳤고, 소시민들도 충분히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희망과 직장인들의 애환을 어루만지는 메시지까지 빼곡하게 담겨졌다.

그런 ‘무한상사 2016’은 ‘무한도전’ 내에서도 큰 의미를 가져왔다. ‘무한도전’은 올해 들어 많은 위기를 겪었다. 노홍철, 길 등 줄줄이 멤버들이 하차를 했고, 올해 초 ‘식스맨 특집’을 통해 영입된 광희가 적응에 난항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10년 동안 ‘미친 존재감’으로 활약한 정형돈도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무한도전’은 올해 상반기에 유독 ‘노잼 특집’들을 생산하며 위기론을 맞기도 했다. 각 멤버들의 캐릭터가 부딪히며 형성하는 케미가 ‘무한도전’을 예능으로 만드는 원동력이었는데, 들고 나는 멤버들의 변화에 그런 케미가 부족했다. 올해 상반기 ‘무한도전’은 확실히 게스트 특집으로 ‘근근이 이어갔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양세형이 들어오면서 유재석이 혼자 끌어가는 것 같았던 위태로움이 조금은 풀렸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의 시작을 ‘무한상사 2016’으로 시작했다. 이제 막 위기에서 벗어난 시기였고, 올해 하반기의 기세를 결정하는 순간이었으며, 정형돈이 하차한 후 처음으로 시리즈 특집을 한 중요한 때였다.

‘무한상사 2016’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무한도전’의 기세도 확연히 달라질 것은 분명했다. 제작진도 분명 이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며, 스케일을 키운 이상 시청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끝판왕’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혜수부터 쿠니무라 준까지 대규모 카메오 군단을 영입했고, 영화 뺨치는 제작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런 ‘집중사격’이 ‘무한상사’ 시리즈의 본질을 오히려 흐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지난 1편에서만 해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최고였다’는 평과 ‘무한상사 시리즈가 가진 특유의 메시지와 분위기가 빠져서 아쉬웠다’는 평이 엇갈렸다. 하지만 2화에서 ‘꽉 닫힌 마무리’를 만들어내며 오히려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전폭적으로 올라간 모양새다.

‘무한도전’의 올해를 크게 봤을 때, ‘무한상사 2016’은 분명 위기를 넘어 상승세로 완벽하게 물꼬를 바꿔놓은 순간이었다. 이 기세를 몰아 ‘무한도전’은 ‘행운의 편지’ 특집에서 당첨 됐던 유재석과 엑소의 콜라보레이션 무대와 영화 ‘아수라’ 출연진과 ‘무한도전’ 멤버들의 이야기를 연속해서 방영할 예정이다. 과연 ‘무한도전’은 ‘무한상사 2016’이 만든 발판을 딛고 더 견고해질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