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다 이제는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 야외 특별공연까지 오르는 개그 그룹 옹알스, 이들은 그야말로 ‘K-개그’의 자존심이었다.
지난 11일 옹알스의 해외활동을 기획·지원하는 카다(KADA)는 “영국에서 공연 중인 옹알스가 리우 올림픽 폐막 관련 행사에서도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며 “만국 공통어인 웃음으로 무장한 한국 코미디가 언어와 국적, 세대의 장벽을 허물고 세계적 공감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옹알스는 대한민국을 빛낸 대표팀 선수들을 위한 공연뿐 아니라,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폐막 기간 동안 야외 특별 공연을 펼치게 됐다. ‘K-개그’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옹알스에게는 그야말로 ‘쾌거’인 셈.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꾸준히 세계로 향했던 옹알스가 세계인의 축제 리우올림픽에 함께 하기까지 그 발자취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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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옹알스 |
◇ ‘개그콘서트’로 시작한 옹알스, 지금은 세계로 간다
옹알스는 2007년 KBS2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 채경선, 조준우, 조수원은 ‘옹알거림’을 개그로 승화시키며 대사나 특정한 상황이 없어도 남녀노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저글링, 슬랩스틱과 같은 ‘개그쇼’를 지향했지만, 이들은 ‘개그콘서트’에서 6주 만에 코너를 내렸다. 서사와 캐릭터에 웃음이 좌우되는 코미디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이들은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이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옹알스는 TV무대에서 내려와 대학로로 돌아왔고, 봉사활동 공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소통이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자신들의 개그를 보며 함박웃음 짓는 걸 보면서 비로소 ‘언어의 장벽을 뚫는다’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이들은 ‘대사가 없는’ 넌버벌 코미디의 장점을 살려 세계무대를 목표로 삼게 된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지만 이들은 자비를 털어 해외 무대로 나섰다. 2010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매년 8월 중순부터 3주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공연 축제)에서 데뷔무대를 치렀고, 최고 평점 별5개를 받으며 화려하게 세계무대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후 옹알스는 영국 템즈 페스티벌,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킹스톤 코미디 페스티벌, 스위스 몽트뢰 코미디 페스티벌, 호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 스페인 마드리드 등 수많은 해외 페스티벌의 무대에 섰다. 해외 페스티벌에서 먼저 알아본 ‘원석’인 옹알스는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면서 ‘세계에 통하는 개그그룹’이란 수식어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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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옹알스 |
◇ 걸으면 그게 역사가 된다, 옹알스가 그렇다
그 사이에 옹알스는 멤버를 추가 영입해 8인 체제를 구성했다. 초기 멤버인 채경선, 조준우, 조수원과 SBS 공채 개그맨 출신 최기섭과 하박, 마술사 이경섭과 비트박서 최진영, KBS2 ‘개그스타’ 출연했던 김국진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2010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펼친 후 해외 각국 페스티벌에 초청됐다. 2011년에는 에든버러 페스티벌 최고 평점 별 5개를 받을뿐 아니라 Six Star어워드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해외 활동에 힘입어 제3회 서울석세스어워드 문화부문상 수상을 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멜버른 국제 코미디페스티벌 디렉터 초이스상, 2015년에는 제6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까지 받으며 이들은 공연 초청과 더불어 수상까지 하는 그룹이 됐다. 페스티벌에서 꾸준히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옹알스는 그야말로 ‘개그’가 한류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런 옹알스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다채로움과 장르 파괴에 있었다. 개그맨과 마술사, 비트박서가 함께 하며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게 바로 옹알스의 장점이었다. 아기들의 옹알이를 개그에 접목시켜 종합적인 ‘쇼’를 보여주는 옹알스의 무대는 외국 관객들에게도 신선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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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개그 무대를 선도하는 옹알스, 이젠 올림픽이다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고 금의환향한 옹알스는 존재만으로도 개그계에 큰 자극이 됐다. 내수시장에만 몰두했던, 그리고 국내무대에서만 개그가 가능할 것이라 믿었던 코미디언들은 옹알스를 보고나서야 외국에서도 개그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옹알스의 성공을 본 코미디언들은 해외무대를 겨냥한 개그팀들을 결성하기 시작했다. 박성호, 김재욱, 이종훈, 김원효, 정범균은 ‘쑈그맨’이란 개그팀을 구성해 미국 투어를 다녀왔고, 김영철은 옹알스의 도움을 받아 호주 코미디 페스티벌의 무대에 올랐다. ‘예능 대부’ 이경규도 해외 투어를 앞두고 있다.
옹알스는 ‘넌버벌 코미디’라는 장르를 국내에 개척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탄생한 넌버벌 코미디 그룹 ‘코스켓’이 프리스타일 농구와 개그를 접목시켜 무대를 꾸몄다. 2016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는 송준근, 이동윤, 임우일, 이상호, 이상민이 호러개그를 주제로 하는 ‘코미디 몬스터즈’라는 팀을 꾸려 무대에 오른다.
이처럼 다양한 성과를 거둔 옹알스는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의 페막식에서 야외 특별공연을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옹알스, 이들이 있기에 한국 코미디는 또 다른 ‘태동기’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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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옹알스 |
옹알스는 채경선, 조준우, 조수원,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 김국진으로 이뤄진 개그 그룹이다. 2007년 KBS2 ‘개그콘서트’에서 처음으로 무대를 시작했다. 이후 일본, 중국 등지를 거쳐 영국, 스위스, 호주,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의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