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10년이 후딱 지나갔는데 앞으로 10년 후에도 여러분과 재미있게 공연하고 싶다.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대 소년에서 이제 월드스타가 된 빅뱅이 지난 10년을 추억하며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빅뱅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빅뱅10 더 콘서트: 0.TO.10’를 개최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스포츠 경기가 아닌 단일 가수의 공연이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빅뱅은 이날 단 하루 6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시켰다. 국내 단일 콘서트 사상 최다 관객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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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도 팬들을 공연 시작 전부터 자리를 지켰고 빅뱅은 자신들의 히트곡인 ‘천국’을 부르며 등장했다. 노래에 딱 맞아 떨어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영상과 3단 피라미드 무대가 눈에 띄었다. 빅뱅은 공연 시작부터 폭죽을 쏘며 분위기를 달궜다.
전 세계를 누비며 많은 공연을 펼쳐온 빅뱅은 이번 10주년 콘서트에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역대급 무대를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KINESYS사의 VTE Beam Trolley 장치는 매 장면마다 새로운 형태의 무대 배경을 보여줬고 초대형 피라미드 무대를 비롯해서 최대 8m까지 올라가는 리프트도 준비됐다. 또 무대와 가장 먼 거리의 객석까지 연결해주는 리프트를 통해서 곳곳의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많은 히트곡 중에서 선별해 세트리스트르 구성했지만 아쉬움이 남은 빅뱅은 승리의 디제잉에 맞춰서 ‘하우지’ ‘롤리팝’ ‘스틸 어라이브’ 등을 열창했다.
멤버 모두가 솔로 앨범을 낸 경험이 있는 빅뱅은 솔로와 유닛 무대를 통해서 열기를 이어갔다. ‘스트롱 베이비’로 솔로 활동을 한 바 있는 승리와 트로트 앨범 ‘날봐 귀순’을 발표한 대성은 개성 넘치는 솔로 무대에 이어서 깜짝 유닛을 결성해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불러 팬들에게 함박웃음을 안겼다. 지드래곤은 솔로곡 ‘하트 브레이커’ ‘크레용’에 이어 탑과 결성한 유닛 지디&탑의 ‘하이 하이’를 부르고 이어선 태양과 함께한 ‘굿 보이’를 불러 존재감을 발휘했다. 탑과 태양은 색이 전혀 다른 무대를 꾸며냈다.
‘이프유’를 부를땐 장관이 펼쳐졌다. 빅뱅은 팬들에게 빅뱅봉을 잠시 꺼달라고 부탁했고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팬들에게 나눠준 LED 팔찌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저절로 색이 변화하는 팔찌는 곡의 분위기에 맞춰서 변화했고 이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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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빅뱅은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맨정신’을 열창했고 앵콜로 ‘마지막 인사’ ‘붉은 노을’ ‘거짓말’ ‘베베’까지 부르며 상암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큰 공연장이기 때문에 소리가 울리진 않을까 예상했지만 객석 어디에서 들어도 고른 사운드가 돋보였다. 빅뱅은 총 10곳의 위치에 delay speaker를 설치했고 콘솔도 새롭게 교체하며 파워풀한 음향을 들려줬다.
다만 워낙 큰 경기장이기 때문에 무대 정면을 비롯해 곳곳에 스크린을 설치했지만 그 수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맞은편에서 바라봤을 때 스크린의 사이즈가 작아 팬들도 스크린을 보기 위해 자꾸 뒤돌아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제 세계적인 가수가 되면서 빅뱅은 많은 해외 스케줄을 소화, 국내에서의 활동이 점점 짧아질 수 밖에 없었다. 국내 팬들이 서운해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빅뱅은 10주년을 맞아 집으로 다시 돌아왔고 데뷔 당시부터 자신들에게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지만 빅뱅과 팬들의 유대감은 변함이 없었다.
게스트로 출연한 싸이가 한 말처럼 이날 빅뱅의 콘서트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많은 유료 관객이 모인 역사에 남을 날이다. 10년 사이 가요계의 아이돌 패러다임을 바꾸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빅뱅은 10주년 콘서트를 통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봤다. 그리고 10년 후, 빅뱅의 미래를 팬들과 함께 그려나갔다.
태양은 “저희는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주어진 무대를 했을 뿐이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한국의 팬 여러분이 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서 10년 동안 저희가 무대위에서 노래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멤버들과 앞으로의 10년을 계속 얘기하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때까지 저희에게 큰 사랑과 응원으로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성은 “어제 리허설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더라.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해서 정말 행복하고 10년간 감사드렸고 앞으로 감사드릴 일이 많을 것 같다. 많은 추억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탑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죽을 때까지 잊고 싶지 않은 달콤한 기억도 많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었다. 그럴때마다 여러분이 함께해주셔서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드래곤은 “2006년 8월19일 전까진 저에겐 8월은 제 생일로만 기억되는 달이었다. 근데 2006년부턴 제 생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