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콩트라는 가상과 홈쇼핑이라는 현실이라는 요소를 버무린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신의 직장’은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함과 신선한 도전이라는 정 반대의 느낌을 동시에 선사하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1일 방송된 ‘신의 직장’은 회사 직원들로 변신한 연예인들이 ‘무엇이든 팔아주겠다’는 모토로 실제 의뢰인의 물건을 팔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의 직장’은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최고 수익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회사 신의직장에서 일하는 사원들의 이야기라는 ‘콩트’를 근간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신의 직장’에 출연하는 4명의 출연진들은 각각의 직위를 가지고 있다. 만년과장인 이수근을 비롯해 김종민과 육중완은 대리, 존박은 신입사원, 그리고 카메오로 등장한 전현무는 대표의 맏아들로 등장했다.
‘신의 직장’에 물건을 팔아달라고 부탁한 의뢰인은 신현준과 김광규였다. 신현준은 과거 자신과 뮤지가 뭉친 프로젝트 그룹 히어로즈의 싱글앨범 ‘히어로’와 자신이 내놓은 책 ‘배우, 연기를 훔쳐라’를 판매해달라고 의뢰했으며, 김광규는 자신의 앨범 ‘열려라 참깨’를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의 의뢰에는 특별한 사연이 들어가 있었다. 신현준이 내놓은 음반과 책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신의 직장’에 의뢰한 것이며, 김광규는 트로트 가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나왔던 음반이었던 것이다.
의뢰인들의 의뢰를 받은 ‘신의 직장’ 사람들은 곧바로 의뢰인을 위한 특별한정판 제품 만들기에 나섰다. 신현준의 의뢰물품을 팔게 된 이수근과 존박은 신현준의 상품인 CD와 책 외에 네잎클로버 책갈피가 추가하기로 했다. 이후 이들은 ‘네잎클로버’ 찾기 삼매경에 빠졌다. 순조롭게 네잎클로버를 찾아냈던 초반과는 달리 네잎클로버를 100개 찾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이들은 ‘행복’이라는 꽃말이 담겨 있는 세 잎 클로버에 좋은 글귀와 스타들의 사인을 넣어 책갈피를 만들었다.
반면 육중완과 김민종은 더운 날씨를 고려해 냉장고 바지를 직접 만들어 CD와 함께 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100개의 냉장고 바지를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고, 이에 따라 인턴으로 잠깐 얼굴을 비친 방탄소년단 제이홉, 지민을 비롯해 아르바이트생 신지 등이 힘을 보탰다.
‘신의 직장’ 직원들이 기획한 세트는 새벽2시 한 홈쇼핑 채널을 통해 직접 판매됐다. 신현준 음반과 책, 연예인들의 메시지가 담긴 클로버 북마크 세트는 14900원, 김광규 음반과 인견바지 세트는 12900원에 책정됐다. 새벽2시 방송이 무색하게 신현준의 상품은 15분 만에 매진 임박이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완판이 뜨면서 존박과 이수근은 뮤지와 함께 완판쇼를 선보일 수 있었다.
김광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별다른 멘트도 하지 않았는데 시작과 동시에 600통의 주문전화가 쏟아졌으며, 김광규 상품은 결국 1분 만에 전체 매진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완판에 성공한 의뢰인 신현준, 김광규 모두 활짝 웃으면서 ‘신의 직장’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다.
‘신의 직장’은 콩트라는 가상의 실제로 시청자들이 홈쇼핑을 통해 신의 직장의 물건을 살 수 있다는 현실을 접목하며 타 예능프로그램과 차별화를 꾀했다. 포맷 자체는 독특했으며, 방송경력과 콩트 연기 경력이 풍부한 이수근이 중심을 잡고 뭐든 열심히 하는 김종민과 육중완, 진지한 듯 엉뚱한 존박의 신입사원 캐릭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묘한 조합을 완성하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신선함 속에서도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강했다는 것이었다. ‘신의직장이’라는 설정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특집을 보는 듯했으며, 홈쇼핑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콘셉트는 KBS2 예능프로그램 ‘어서옵쇼’를
그럼에도 직급을 통해 만들어진 뚜렷해진 상황극으로 흐름을 이어나가면서 웃음을 줬으며, 새벽 2시라는 시간에도 완판이 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체험하며 기분 좋은 첫 시작을 알렸다. 이 기세를 몰아 ‘신의 직장’이 정규편성까지 갈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댔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