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고수가 선과 악을 넘나드는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지난 주말 방송분에서는 다채로운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고수의 명품 연기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고수는 극 초반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으로 악과 대적했지만 윤원형(정준호 분)의 권력을 이용해 관직에 올랐고, 사람들의 희생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냉철한 인물로 변하며 선인지 악인지 가늠할 수 없는 다면적인 연기를 펼쳤다. 때문에 다시 돌아온 옥녀(진세연 분)에게 모든 것이 오해라 외쳤던 말마저 변명같이 들리게 됐고, 오로지 앞으로의 행보만이 그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 방송분에서 고수는 관료로서의 명민함부터 속내를 유추할 수 없는 치밀함, 정인의 차가운 태도에 상처받은 아련함과 출세를 향한 욕망까지 윤태원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다채로이 표현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정인인 옥녀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보여준 냉담함에 쓸쓸한 표정을 비춘 장면부터 복수하겠다 찾아온 성지헌에게 보여준 비릿한 미소까지 몰아치는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자아냈다.
특히, 어제 방송된 상단 매점매석권 회담 장면은 악인의 행보를 걷고 있는 고수의 절제된 연기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성지헌 상단이 윤태원을 저지하기 위해 닥나무를 독점하자 종이 값이 평소보다 세배는 올랐고, 이에 공재명 상단과 정난정 산하 민동주 상단이 매점매석의 계획을 머뭇거렸다. 그러자 유생들에게 더 비싸게 시지(과거에 사용된 종이)를 판매하면 되지 않겠냐며 민심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대답으로 행수들마저 당혹케 했다. 이 과정에서 고수가 그간 보여준 선한 눈빛은 온데간데없었으며 덤덤하게 말하는 모습에서는 전율이 일 정도의 냉철함이 느껴졌다.
어째서 윤태원이 이 같은 악행을 이어가는지,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옥녀에게 모든 것이 오해라고 말하는 애절한 눈빛에서 무언가 말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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