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결혼식에서도 한복 입은 모습은 빼놓을 수 없다. 사극을 촬영하지 않는 이상 입을 기회가 없기 때문일까, 한복은 스타들이 결혼준비를 할 때 애착을 갖고 준비하는 품목이다.
드레스가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갖는다면 한복은 단아하고 품격 있는 이미지를 풍긴다. 한복이 잘 어울린다는 말은 굉장히 이지적이고 기품 있는 이미지를 풍긴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용성을 이유로 결혼준비품목 중 생략을 고민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한복을 준비하는 것이 실속 있는 결혼 준비에 방해가 되는 것일까.
한복을 준비해야 하는 의미가 따로 있다. 드레스가 있기에 한복이 더 이상 불필요한 품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복은 시어머니 친정어머니가 각각 '내 자녀를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내 자녀의 배우자에게 처음으로 지어주는 의복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한복은 내 자녀의 배우자에게 만들어주는 정성 담긴 첫 선물이다. 평소에 입을 일이 없다는 실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불필요할지 모르겠지만 한복에는 자녀를 위한 어머니의 마음이 상징적으로 담겨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 몸에 맞게 가봉하는 드레스와 달리 한복은 나에게 맞는 색감과 원단, 저고리 색깔, 동정, 소매, 문양 등을 고르고 만든 후 완성된 것을 입어보는 것이 가봉이다. 때문에 고르는 기준이 더 섬세하고 꼼꼼한 '어머니'의 마음을 담고 있다.
한복은 주로 결혼식 2부 피로연, 폐백, 결혼식이 끝난 후 부모님께 첫 인사를 드릴 때 입는다. 결혼의상과 예식의 형태는 서양화됐으나 그 밖의 예를 갖추는 자리나 결혼식을 즐길 때는 우리의 전통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한복을 활용하는 방법은 웨딩 촬영 때 한복컷을 연출하는 것이다. 한복을 입고 촬영하는 것은 물론, 궁중당의로 전통미를 한층 더 뽐내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드레스로 멋스러움을 연출할 수도 있다. 한복을 구매하면 드라마 협찬 등에 쓰였던 궁중당의나 한복드레스 등을 무료로 대여받아 촬영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상은 물론 배경까지도 남산한옥마을과 같은 전통적인 장소를 선택해 고풍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민속촌이나 한옥마을 등에서 촬영을 하는 한복스냅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배우 송일국이나 개그맨 김준현처럼 전통혼례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국제 결혼을 하는 커플의 경우 전통혼례와, 배우자의 나라에서 결혼식을 각각 치르기도 했다. 방송인 샘해밍턴의 경우, 전통혼례와 샘의 출신인 호주식 웨딩을 각각 치렀다.
한복을 준비하는 것도 이런 트렌드나 욕구와 맞물리면 어떨까 싶다. 단순히 원하면 해보는 것이다. '결혼식' 준비는 '결혼' 준비와 다르다. 의미 있는 것도 좋고, 예쁜 것도 좋고, 실용적인 것도 좋다. 어떤 것을 추구하든 잘 준비하되, 너무 진지하고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어려운 것은 '결혼준비'이지 '결혼식 준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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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복의 의미'나 활용하는 방법들도 대강 알았으니 이 다음 선택은 신랑, 신부 두 사람의 몫일 것이다.
웨딩칼럼니스트. 조채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