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개그우먼 송은이가 ‘연출’을 맡은 ‘2016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 올해 4회째를 맞은 ‘부코페’는 어떤 게 달라졌을까.
올해로 4회를 맞는 아시아 최초, 유일의 코미디 페스티벌 ‘부코페’는 해운대 센텀시티와 경성대를 중심으로 오는 8월26일부터 9월3일까지 9일간 진행되는 대규모 페스티벌이다. 개그맨 김준호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부코페’에 올해에는 ‘개그우먼계의 대들보’ 송은이가 연출로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송은이는 ‘부코페’ 오픈에 앞서 연출로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가 밝힌 ‘2016 부코페’,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좋은 코미디와 여성 예능, 코미디언 후배들을 위한 조언들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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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부코페’에서 연출을 맡았다. 중책을 맡은 계기는 무엇인가.
A. (김)준호를 주축으로 전유성 선배님부터 권재관, 조윤호 씨와 같은 후배들까지 많은 코미디언 선후배들이 참여해왔다. 저 또한 ‘코미디언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려면 저부터 먼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코미디언들은 아이디어가 많은 대신 그 아이디어들을 실현하기까지 정리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가 기획을 맡아서 해보겠다고 한 거다. 사실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고 준호가 ‘부코페’ 조직에 들어오라고 몇 년 전부터 꼬셨다.(웃음) 그 때마다 ‘남자에 발목 잡힐 내가 아냐’라고 농담을 했다.(웃음) 직접 제가 개그를 하는 것보다 ‘부코페’ 바깥에서 ‘조율’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는 게 좋겠다 싶었다.
Q. ‘연출’이라는 직책이 맡는 기획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라인업 선정은 어떻게 하게 됐나.
A.‘연출’이라는 건 잡을 다 한다고 보면 된다.(웃음) 조직의 사무국에 상시운영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다. 그래서 공연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대관, 출연자 섭외, 홍보 등 거의 모든 일을 다 한다. 사무국 직원들과 다 함께 다양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개막식 인사 섭외는 직접 제가 했다. 개막식에 우리끼리의 축제가 되지 않으려면 대중적인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했고, 같은 회사의 유재석 씨도 섭외하려고 노력 중이다. 1순위다.(웃음) 유재석 씨도 긍정적인데 워낙 스케줄 변수가 많은 분이라. 그 분이 오는 건 ‘비 온다’고 했는데 비가 안 오는 일기예보 같은 것과 비슷하다. 날씨도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 많지 않나.(웃음)
‘부코페’ 라인업은 현재 TV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을 섭외 중이다. 공연 콘텐츠는 지난해처럼 ‘부코페’를 위해 만들어진 콘텐츠도 있고, 기존의 것을 잘 녹이려는 분들도 있다. 해외 분들은 영상을 본다던지, 추천을 받는다던지 해서 진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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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코페’가 올해 가장 달라진 건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A.사실 ‘부코페’가 지금이 4년째인데 부족한 것들이 훨씬 많다. 국제적인 행사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래서 지금까지는 10 중에 해외 관광객 수가 1이라면, 올해에는 이를 2로 올리는 게 목표다. 외국 분들도 더 많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을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과감하게 정말 ‘영어’로만 토크를 하는 토크 팀이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김영철 또한 영어로 토크 콘서트를 할 예정이다. 다양한 실험이 오고갈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대중적으로 부코페를 알릴 수 있는 원년으로 삼자’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올해에는 엠블럼도 만들고 박명수의 DJ, 하하&스컬의 공연 등 다양한 개막식 행사도 준비했다.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제가 한 걸음 뒤에서 바라봤을 때 ‘부코페’는 페스티벌이 열리는 그 즈음에만 홍보를 해서 아쉽단 생각을 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코미디언 팀들이 상시 신청을 할 수 있고, 페스티벌의 ‘심볼’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연속성’이 있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상징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다양한 변화를 줬다. 지금까지는 김준호 씨의 인맥과 손발로 움직였다면, 지금은 조직과 체계가 필요한 때다. 그런 부분을 조금씩 시작하려고 노력했다. 코미디언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절실하다. 그래서 올해에는 박나래, 허경환, 양세형 등 10인의 홍보단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유·무료 포함해서 3만 명 정도가 ‘부코페’를 방문했는데, 올해에는 6만 명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유료공연도 횟수가 늘어났고,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기 때문에 올해에는 더 많은 방문객들이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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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홍대코미디위크’ 등과 같이 다양한 코미디 페스티벌이 생겨나고 있다. 그와 차별점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A.‘부코페’는 특히 멜버른, 몽트뢰 코미디페스티벌 팀이 온다는 거다.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도 공연을 한다. 이런 국제적인 공연은 서울에서 볼 수 없는 거다. ‘부코페’를 계기로 다른 대륙에 있는 코미디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표다.
그와 함께 우리나라 개그맨들도 해외에서 공연할 수 있는 팀들이 론칭된다. 앞서 주목받은 옹알스가 있고, 3회에는 농구와 개그를 결합한 넌버벌 팀 ‘코스켓 팀’이 있었다. 올해에는 개그맨 송중근, 임우일, 이상호, 이상민, 이동윤 등이 모여 ‘호러 개그’를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데 넌버벌 공연이라 국제 무대를 겨냥하고 만들어 ‘부코페’에서 시험을 거치게 된다.
이전에는 방송 무대가 ‘최종 플랫폼’이 됐지만, 코미디 페스티벌이나 유튜브 사이트 등 ‘최종 플랫폼’이 다양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는 한 방송사 안에 두 개 이상의 코미디 프로가 있는 전성기 시절 개그를 했다. 점점 개그 무대가 사라지는 걸 봐왔다. 그렇기에 그 무대를 코미디언 스스로가 늘려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홍대코미디위크’와 같은 페스티벌도 그런 맥락에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부코페’는 특히 해외 코미디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유일의 개그페스티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해외 유수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팀과, 그들을 보기 위한 관객들도 찾아온다. 이런 기회에 맞게 ‘코미디의 세계화’에 대해 포럼을 열기도 할 거다. 다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역사를 배우고, ‘K-코미디’의 수출 기회를 만드는 장(場)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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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코페’를 향한 마지막 한 마디.
A.저는 제 역량이 닿는 데까지 ‘부코페’를 할 거다. 아이디어가 좋은 후배들이 모여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 힙합도 크루들이 모여서 하는 것처럼 개그도 크루가 형성되어 함께 짜고 공연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런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고, 이 자리를 잘 만
또한 부산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웃음) 어려운 시대에 웃음을 주는 일은 참 숭고한 일이다. 무대에서 직접 만나서 공연을 보는 것과 TV 속의 공연을 보는 매력은 분명히 다르다. 그 무대의 매력을 직접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M+개그人②]에서 계속)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