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소록도에서 진행됐던 강제 낙태와 단종의 피해를 파헤졌다.
30일 오후 방송된 SBS 다큐멘터리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열네 개 유리병의 증언 나는 왜 타어날 수 없었나’라는 주제로 한센병 환자들이 살아가는 소록도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연을 다뤘다. 한센병이 유전병이 아님에도 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강제 낙태를 당한 뒤, 태아는 표본이 돼 유리병에 담겼던 것이다.
소록도에 충격적인 비밀은 한 제보자를 통해 알려졌다. 과거 소록도에서 호기심에 해부실을 찍었던 이 제보자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찍은 사진 속에 끔찍한 현실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됐다. 찍은 것이 다 자란 태아를 유리병에 담아 만들어진 표본이었던 것이었다. 태아의 유리병 표본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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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전문가 역시 “출생 시기가 다 된 태아이다. 태아가 온전한 몸을 이루고 있을 때 자연유산했을 리도 없고, 또 한 병에는 여러 명이 같이 들어가 있는 태아도 있다. 그런데 이걸 특별히 어떤 목적으로 모았는지 모르겠다”며 “더군다나 이게 포르말린에 들어가 있다 그러면 이걸 연구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표본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유리병 태아 표본의 진실은 소록도에 살았던 이들을 통해 알려졌다. 소록도 낙태 피해자인 한 사람은 “까마귀가 까마귀를 낳지 까치를 낳을 수 있느냐는 소리를 들으며 낙태를 강요받았다”고 눈물을 보였으며, 또 다른 낙태 피해자는 “배로 해서 아기 머리에 주사를 놓았다. 그래서 억지로 애가 배안에서 죽는 것이다. 죽은 애를 낳았다. 손발이 다 생겼었다. 아이가 남자아기인데 다 생겼더라”고 증언했다.
1963년 소록도 낙태 피해자는 “우리는 오라면 가는 거다. 가면 침대에 눕혀놓고 배꼽 밑에다가 주사를 놓는 것이다. 기다리면 아이가 그냥 나온다. 그때는 그렇게 해야만 내가 사는 것이라고 했다”며 “이제 소록도에 나오고 보니까 다 자녀들이 있는데 저는 이제 아이를 낳을 수가 없게 됐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급기야 “이제 그만 물어보라.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괴로워했다.
일제강점기 인권유린의 상징이었던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