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시사매거진 2580’이 1000회를 맞이했다. 22년이란 세월을 달려온 ‘시사매거진 2580’에 직접 프로그램의 의미와 시청자에 남기고 싶은 말을 들어봤다.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1994년 2월27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매주 3개의 아이템을 통해 부조리와 비리를 고발하고, 세태를 비판하며 23년째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에 대한 고발과 시사 현안에 대한 탐사보도를 위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그 색깔을 공고히 했다.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다가서려했던 ‘시사매거진 2580’은 22년간 걸어온 발자국을 되돌아보는 1000회 특집을 오는 31일 방영한다. 1000회 특집을 앞두고 ‘시사매거진 2580’을 기획하는 성장경 부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 제작진이 생각하는 1000회의 의미를 들어봤다. 아래는 성장경 부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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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사매거진 2580’(이하 ‘2580’)이 금주로 1000회를 맞았다. 프로그램이 천 회 동안 진행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A.시청자들이 관심을 꾸준히 가져주었기 때문이다. 함께 분노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눈시울을 붉혔던 시청자들의 공감이야말로 ‘2580’을 지탱한 힘이었음은 분명하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때때로 변형이 있기도 했지만 ‘2580’은 첫 회부터 ‘3꼭지 형식’을 지켜왔다. 이 3꼭지는 통상 ‘고발-세태-트렌드’로 구성되는데 ‘시사매거진’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구성이라고 본다.
꼭지당 할애되는 15분 안팎의 시간 역시 1~2분짜리 데일리 뉴스보다는 사안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나 심층보도물 보다는 시청자의 부담이 덜한 시간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긴 세월동안 편안하게 시사보도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온 점이 1천회를 끌어온 비결이라고 감히 자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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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0’과 다른 시사 프로그램의 차별점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특히 ‘2580’만의 강점이 있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
A.'2580'의 가장 강점은 역시 ‘깊숙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사프로그램 하면 으레 딱딱하고 무겁다는 선입견을 갖기 마련이지만 ’2580‘은 사안을 최대한 알기 쉽게 풀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고발이든, 세태풍자이건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사안을 한쪽에서 바라보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이런 점들을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시지 않나 여기고 있다.
Q. ‘2580’이 지금까지 보도한 내용들 중 가장 파급력이 컸거나 뿌듯했던 사건이 있었다면 어떤 게 있을까.
A.2002년 일명 ‘영남제분 사모님 청부살인 사건’의 경우 ‘2580’이 사건 초기 단순한 치정살인으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의 실체를 최초로 밝히는 연속 보도를 했다.
이후 2013년 ‘2580’은 다시 이 회장 부인이 없는 병을 핑계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대학병원 병실에서 편히 지내는 모습을 고발했고, 이 보도는 회장 부인의 재수감, 허위 진단서 발급한 의사 처벌 등으로 이어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재벌 오너 일가인 회장이 화물차운전기사를 폭행하고 ‘맷값’으로 2천만 원을 던져준 사건도 ‘2580’의 특종 보도였고, 최근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됐다.
최근엔 현대차의 조향장치의 구조적결함을 보도해 무상리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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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시사매거진 2580 영남제분 관련 사건 보도 캡처 |
Q. 가장 취재하기 까다롭거나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A.특정 사건을 거론하긴 어렵지만, 저희에게 공익적인 제보를 하는 분들이 겪는 흔한 일 중 하나가 내부의 다른 사람들에게 ‘왜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하는 눈총을 받는 것이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명예가 떨어진다’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 하는 식의 인식이다.
많은 사람의 뜻과 용기가 모일수록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길이 수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다.
Q. 1000회를 진행하면서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혹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앞으로의 ‘시사매거진 2580’은?
A.최근 미디어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다. 각종 SNS에 ‘2580’의 콘텐츠를 어떻게 실을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현재는 단순히 링크를 거는데서 벗어나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앞서 ‘2580’의 강점으로 꼽았던 ‘깊고 따스한 시선’일 것이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의 변치 않는 애정과 질책 부탁드린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