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평범한 청년이었던 서인국은 2009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Mnet ‘슈퍼스타K’ 시즌1의 우승자로 호명된 것이다. 계속된 오디션의 낙방으로 낙담하던 서인국은 ‘슈퍼스타K’를 통해 기회를 얻었고, 그 기회를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내며 단순 ‘오디션 스타’에 그치지 않고 계속 달려 나가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연기를 하게 될) 찬스가 왔어요. 연기를 할 줄도 몰랐고, 배워 본 적도 없었고, 앞으로 연기를 할지 안 하게 될 줄 모르는 상황에서 드라마 ‘사랑비’의 시놉시스를 받게 된 것이죠.” (2012년7월 tvN ‘택시’ 中)
‘슈퍼스타K’ 우승 이후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서인국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해 준 것은 바로 ‘연기’였다. KBS2 드라마 ‘사랑비’로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첫 선을 보인 서인국은 ‘갑자기’ 하게 된 연기치고 능청스러우면서도 성숙한 연기로 안방극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안방극장 도전이 더욱 칭찬을 받았던 것은 안정적인 연기도 연기지만, 그는 이미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 이를 표현할 줄 아는 배우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인국은 2012년 출연했던 tvN 토크쇼 ‘택시’를 통해 “원래 대본에는 그 배역이 사투리가 없었는데, 대신 시놉시스에 시골 깡촌 출신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고, 유일하게 어필 할 수 있었던 것은 20년 동안 다져진 원어민처럼 산 말투였다”고 말한 바 있다.
어느 누구에게 연기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배운 바 없는 서인국이었지만 그는 그렇게 스스로 캐릭터에 대해 배워나갔고, 이는 이후 그에게 있어 인생작이자, ‘응답하라’ 시리즈의 모태가 된 ‘응답하라 1997’에 캐스팅 돼 본격적인 연기를 선보이게 된다.
처음 서인국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더 정확히는 ‘응답하라 1997’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크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당시 ‘응답하라 1997’의 주연배우는 서인국을 비롯해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가수 은지원, 배우 신소율였으며, 배우로서 활동했던 신소율을 제외하면 ‘연기’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있는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서인국이 ‘사랑비’에서 호연을 펼쳤다고 하나, 한 드라마를 이끌 정도의 실력이 있는지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성시원으로 분한 정은지와 윤윤제로 분한 서인국은 마치 본인이 그 인물이 된 듯 뛰어난 역할 몰입도를 선보였고, 이 작품을 통해 서인국은 단순한 ‘오디션 스타’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나게 된다. 심지어 서인국은 극 중 커플인 정은지와 입을 맞췄던 ‘응답하라 1997’의 OST ‘올 포 유’(All for you) 또한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가수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된다. 연기 잘하는 가수에서 ‘노래 잘하는 배우’라고 알려진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으며, 한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그의 앞에 펼쳐진 길은 탄탄대로였다. 물론 모두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MBC 드라마 ‘아들녀석들’을 통해 철부지 바람둥이로 변신한 서인국은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정작 드라마 적으로는 ‘출연료 미지급’이라는 문제에 부딪친 것이다. 때로는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면서 아쉬운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인국의 연기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은 없었다.
‘고교처세왕’에서 1인2역 연기와 더불어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소화했으며, KBS 드라마 ‘왕의 얼굴’를 통해서는 사극연기 또한 소화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했다. ‘너를 기억해’에서는 한층 성숙하고 깊어진 감정연기를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울리기도 했다.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서인국은 OCN 금토드라마 ‘38 사기동대’를 통해 또 한 번 날개를 달았다. ‘응답하라 1997’을 제외하고 유독 시청률 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서인국은 ‘38 사기동대’으로 흥행의 맛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연기에 대한 칭찬은 물론이고, 마동석과의 케미와 더불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신스틸러’로 불리는 마동석과 자연스럽게 연기호흡을 맞추는 서인국의 모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더해준다.
“가수, 배우 어느 것 하나 소홀하고 싶지 않다. 드라마, 영화, 가수 까지 접수했기에 MC에 도전할 생각은 없냐고 물으시는데 전혀 생각이 없다. 예능 울렁증이 있어 MC까지는 아직 아닌 듯 싶다. 지금은 주워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낼 생각이다. 앞으로 가수나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서인국은 ‘38 사기동대’가 끝난 직후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꽃미남 청년 루이를 연기한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끝없고 변신을 두려워 하지 않는 서인국, 어디까지 성장할지 자못 궁금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