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배우 신수호입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 공심이(민아 분)의 친구이자 오랫동안 공심이를 짝사랑했던 신구남 역으로 인사드렸어요. 그 때에는 편의점 조끼만 입고 있었는데, 이렇게 셔츠 입고 등장하니 새롭다고요? 이런 새로운 면들, 앞으로도 꾸준히 보여드릴 테니 기대 많이 부탁 드릴게요.(웃음)
◇ 제게 ‘미녀 공심이’는 짝사랑 열병 같은 존재였죠
제게 이런 작품이 주어진 게 정말 감사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이런 좋은 기회에 더 분발해서 많은 걸 보여드렸으면 했는데, ‘더 잘할 걸’ 이런 아쉬움만 남더라고요. 이번에 배운 걸 토대로 다음에 더 제대로 보여드리려고요.(웃음)
처음에 민아 씨의 친구로 나온다고 들었을 때에는 아이돌 그룹인 민아 씨와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죠.(웃음) 민아 씨가 엄청 털털한 성격이어서 먼저 다가와주시고, 긴장한 제게 ‘구남 오빠’라면서 챙겨주시고 했어요. 그래서 그나마 긴장을 풀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동생이지만 정말 많이 도와주셨죠.
제가 어떻게 이런 작품에 뽑히게 됐을까요? 저도 처음엔 ‘왜 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를 할 때에는 경험을 많이 살렸죠.(웃음) 구남이는 공심이와 초중고 동창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캐릭터에요. 많이 와 닿았어요. 저도 첫사랑이 짝사랑이었거든요.(웃음) 옛날 생각 많이 떠올리면서 그 감정을 살려내려고 노력했어요.
↑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
촬영장에서는 정말 집중하려고 애를 썼어요. 얼마나 집중을 했는지, 제가 편의점에서 열심히 대본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캔커피를 쥔 손이 불쑥 계산대 위로 올라오더라고요. 전 그게 남궁민 형님인 줄 알고 ‘이거 먹던 거 아니에요?’라는 제 대사를 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진짜 손님이었던 거 있죠.(웃음) 다들 ‘빵’ 터져가지고 한참을 웃다 촬영을 시작했어요.
정말 추억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 ‘미녀 공심이’는 제게 짝사랑의 설렘과 같은 작품이에요. 말 그대로 정말 설렜고요, 끝나고 나니 아쉽고요. 신인이다 보니 부족한 면이 많았을 텐데도 작가님께서 꾸준히 대사를 주시고 감독님께서도 조언을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아, 울컥하네.(웃음) ‘미녀 공심이’를 함께 한 모든 스태프 분들, 배우 선배님들, 제작진 다 정말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어요.
◇ 남궁민 형님과 같은 ‘눈빛연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미녀 공심이’를 하면서 정말 설렜던 이유 중 하나가 남궁민 형님과 함께 나오기 때문이에요. 남궁민 선배님이 전부터 롤모델이었거든요. 롤모델과 함께 연기를 하다니 긴장됐는데, 선배님께서 ‘구남아’하시면서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대사 없는 부분에서도 ‘그렇지, 구남아’라면서 제게 토스해주시곤 했어요. 한 번이라도 더 나올 수 있게 배려를 해주시는 거죠.
시크한 듯 따뜻하게 챙겨주시는 남궁민 선배님을 보면서 나중에 제가 선배가 된다면 저렇게 후배들을 잘 챙겨주고 싶다는 새앆을 많이 했어요. 연기적인 부분도 배울 게 참 많은 분이에요. 제게도 ‘대사 자체로만 연기를 하려 하지 말고, 일단 놀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대본 위에서 놀면 그게 좋은 연기가 된다고 하셨어요. 저도 그렇게 카메라 앞에서 ‘맘껏 노는’, 그렇게 해서 진심으로 눈빛에 연기를 담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사진=미녀 공심이 캡처 |
작품 활동을 하면서 배운 건 정말 셀 수 없죠. ‘미녀 공심이’에서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호위무사로 출연했을 때에는 정말 재밌었어요. 사극이라는 분위기 자체가 재밌었고, 분장도 새롭잖아요. 유아인, 김명민 선배님 등 정말 유명한 분들이 눈앞에서 연기하는 걸 보면서 느낀 게 많았죠. ‘이게 연륜이구나’ 싶은 연기들을 직접 눈으로 봤고요. 한 작품에 출연하는 선배님들이 그야말로 저의 선생님이었죠.
‘미녀 공심이’ ‘육룡이 나르샤’ ‘용팔이’ ‘냄새를 보는 소녀’ 같은 유명하고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배우니까 배우세요’라는 말이 있잖아요.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배우는 게 그야말로 전 ‘행운아’였죠. 그렇게 배우면서 한 걸음 씩 나아가는 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묵묵히 나아가야죠.
◇ ‘꿈’꿨던 배우, 이렇게 되니 ‘꿈’만 같아요
학창 시절, 막연하게 배우를 꿈꿨지만, ‘장래희망’을 배우로 정하게 된 건 계기가 하나 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과제로 연극을 하게 됐는데, 다른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면서 호응을 해줄 때 에너지가 솟더라고요. 하다못해 영어 연극이었고, 학교의 과제일 뿐이었는데, 그걸 통해서 제 꿈을 찾게 됐어요. 희열을 느낀 거죠. 그 ‘작은 불꽃’이 인생을 바꿔놓게 된 거예요.
↑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
집안 반대도 많았죠. 관심은 많았는데 그동안 숨겨왔다가 연극을 통해서 못 참겠는 지경이 된 거죠.(웃음) 그래도 그 반대를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힘든 문제들을 ‘산’으로 표현한다면 산을 돌아가지 않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제 신조거든요. 반대를 깨고, 제가 하고 싶은 걸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다짐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낸 것 같아요.
그 때에는 용돈을 벌어서 연기학원에 다니고 했어요. 용돈을 푼푼히 모아서 목돈을 마련해서 학원에 등록하고 그랬죠. 그렇게 연기를 시작한지 두 달 만에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당시엔 시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었죠. 그래서 적응이 안 되고 힘들기도 했어요.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 한 건데, 이러면서 좀 야속한 마음도 들기도 했지만, 후에는 서로 잘 풀리면서 잘 이겨냈답니다.
전 연기라는 게 숭고하다고 생각해요. 살아있게 만드는, 생동감을 주는 직업이잖아요. 연기 또한 제게 있어서 처음으로 즐거움을 줬던 ‘첫사랑’ 같은 존재에요. 드라마를 보면 모든 반대를 뿌리치고 결국 사랑을 이루는 ‘불 같은 사랑’이 있잖아요. 연기는 제게 그런 존재에요. 물론 불안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어떤 일을 하더라도 다 한켠에 불안감은 있죠. 싫어하는 걸 하면서 불안하기보다 사랑하면서 불안한 게 낫다고 봐요.
전 연기가 ‘일’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연기는 즐겨야 한다고 하셨던 남궁민 선배님의 말씀처럼요. 그 전까지는 연기를 하면서 ‘놀지’ 못했던 게 있어요. 긴장한 게 컸죠. 하지만 선배님의 말씀을 듣고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저도 대본 위에서 놀려고 노력하고, 긴장도 많이 풀죠. 배우로서의 마음가짐, 행동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
◇ 점점 깊은 맛이 나는 ‘묵은지’ 같은 배우가 될게요
하고 싶은 역할은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다 해보고 싶죠, 다.(웃음) 욕심 많은 신인이라 어떤 배역이든 다 하고 싶어요. 색채가 강한 역할은 언젠가 꼭 해보고 싶죠. 빨간 색이면 빨간 색, 파란 색이면 파란 색이 나오는 배역이요. 지금 제가 가릴 게 뭐가 있나요, 현장 자체가 설레는데.(웃음) 현장 나가는 날이면 설레서 잠이 안 와요.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는 앞으로 ‘잘 되어야지’라는 마음보다는 ‘즐겁게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일하려고 해요. 긴장은 줄여가되, 설렘은 커져가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어요. 나중에 되고 싶은 배우는,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김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원래는 피자, 파스타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