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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 속 탈북 아이스하키 선수 리지원은 극 전반에서 북한 사투리를 구사한다. 그런데 그 사투리가 좀 미묘하다. 완벽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쓰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수준의 사투리다.
리지원의 북한 사투리는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 수애가 직접 감독에 제안한 설정이다. 영화 개봉을 앞둔 28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수애는 영화 속 리지원이 쓰는 어설픈 사투리의 정당성과 디테일에 대해 조심스러우면서도 명쾌하게 설명했다.
수애는 “원래 시나리오 상으론 표준어 쓰는 인물이었는데 내 아이디어로 사투리를 구사하게 됐다”며 “내 제안으로 성사된 것이기 때문에 더 잘 해야 되는데 사실 우려하고 걱정했던 부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리지원의 사투리는 모두 계산된 ‘수’였다. 수애는 “탈북한 지 시간이 좀 지난 사람의 사투리라 완벽한 사투리도 아니었다. 동생을 북에 두고 왔기 때문에 (남한에) 정착을 못 했을 것 같은, 복잡미묘한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수애는 “사투리가 묻어나오는 지점이 애매하고 어려웠다. 생활연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더 어울려서 중간엔 ‘사투리를 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을 정도였다”면서도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화 말미 하이라이트 부분에선 그야말로 ‘방언 터지듯’ 북한 사투리를 쏟아낸다. 이에 대해 수애는 “쉽지 않은 장면이었고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표준어를 써버리면 동생에 대한 애틋함이 표현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디테일적인 고민을 드러냈다.
사투리뿐 아니라 리지원의 행동 곳곳에는 캐릭터에 대한 수애의 고민의 흔적이 드러난다. 수애는 “극중 에이스 설정이기 때문에 경기 장면뿐 아니라 평소 스텝이나 물 마시는 동작 등에도 신경을 만이 썼다. 운동선수만의 아우라를 보여야 관객들이 실제처럼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며 “링크 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상시 리지원의 태도와 호흡법 등 작은 것 하나하나에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 감동 드라마로 2003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모티브로 각색, 제작됐다. 8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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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