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7개국에서 모인 7명의 '바벨250' 출연자들은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은 어려웠지만, 마음을 통해 우정을 나눴다.
tvN '바벨250' 기자간담회가 2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원형 PD와 이기우, 마테우스(브라질), 안젤리나(러시아), 미셸 (베네수엘라), 천린(중국), 타논(태국), 니콜라(프랑스)가 참석했다.
이기우는 이날 "참가자들 모두 처음에는 대하기 어려웠지만,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다 잘 통하게 됐다"면서도 "마테우스와 가장 잘 통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바벨어를 만드는 것에 대해 "각자 다른 언어를 가지고 생활하다보니, 공통어를 만드는 것도 각국 언어를 바탕으로 했다. 각국의 악센트가 섞인 경우가 많아 적응하기 힘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바벨250'은 7개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남해 다랭이(多+ lang + 異) 마을에 모여 공통어를 만들며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바벨어'로 소통하면서 노동을 통해 생활하는 각국 청년의 모습을 담는다.
이 PD는 각국 청녀의 섭외 과정에 대해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데 3개월 정도 걸렸다. 특정 국가보다는 통역이 가능한 국가들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바벨250'에는 국적을 비롯해 삼바 댄서(마테우스), 1조 부자(타논), 훈남 배우(니콜라), 콘서트 디렉터(천린) 등 직업군도 국적 못지 않게 다양했다. 시청자에게 익숙치 않은 출연자들 속에서 이기우는 한국 대표로 출연했지만, 첫 회에서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PD는 "시청자 분께서는 한국 시청자가 호스트가 되어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기대하신 것 같다. 제작진은 한국 출연자도 그 일부분이 되길 원했다"며 "본의 아니게 이기우에게 미안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기우는 "리더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 아니였기에 출연을 결심했다"면서도 "예능 경험이 많았다면 제작진이 구상하고 있는 룰이나 설정 등을 노련하게 풀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기술이 없어서 눈살을 찌푸리는 표정 등이 나온 듯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국가에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온 출연자들은 '바벨250' 출연과 이를 통한 경험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제작진이 섭외 요청을 한 것이지만, 외국 출연자들에게는 '인생의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마테우스는 출연 계기에 대해 "모험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 모험이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고 했고, 안젤리나는 "SNS을 통해 출연 제안을 받았다. 혹시 사기는 아닐까 생각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일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셸은 "지인들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데 생활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결국 가능했다"고 회상했고, 타논은 "삶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짜여있는 스케줄에서 벗어나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바벨250' 첫 회 마지막 부분의 예고편에서는 닭을 잡는 타논의 눈이 붉게 컴퓨터 그래픽 처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제작진이 타논의 전후 사정을 잘라낸 채 그를 무자비한 캐릭터로 그렸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 PD는 "출연자들이 처음에는 바벨어를 만드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초반에는 관계를 설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쉽게 생각했던 듯하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드리겠다"고 했다.
각국 문화적인 차이점에 대한 출연자들의 의견은 조금씩 갈렸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문화보다는 개인의 차이가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촬영 초반부에서 느껴졌던 다른 점은 시간이 갈수록 옅어졌다.
니콜라는 "처음에는 여러 상황 때문에 복잡했다. 개인의 성격이기도 했지만, 각 나라의 성향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없어졌다"고 설명했고, 천린은 "각 나라의 문화가 특별하다는 것을 배웠다. 여러 나라를 여행한 듯하다"고 했다.
타논은 "문화보다도 사람 성격의 차이가 큰 듯하다. 문화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는 그 사람의 성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젤리나는 "각자 특별한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한 사람을 통해 문화를 한정 짓는 것은 옳지 않은 듯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기우는 "출연자들이 후반부에는 눈빛이나 표정만 봐도 대화가 됐다.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신기한 경험들을 한 프로그램이다"고 의견을 보탰다.
제작진에 따르면 '바벨250'에 참여한 외국인 출연자들 중 한국어를 사용하는 이는 없다. 이외에도 타논과 천린을 제외한 출연자들은 이번 촬영을 통해 처음 한국에 왔다. 이에 각 나라별로 2명씩 총 12명의 통역사가 촬영장과 편집실에서 제작진과 함께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이기우를 제외한 6명이 각 국가의 통역사와 입을 맞췄다. '바벨 250' 방송을 보듯 의사소통에 시간은 걸렸지만, 출연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미소를 전하면서 돈독한 우애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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