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여름방학을 맞아 기차타고 버스타고 시골 할머니댁에 가던 기억이다. 기차에선 계란도 까먹고, 사이다도 마시고, 할머니댁에 도착하면 동네 꼬마들과 물놀이도 하고,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애정 듬뿍 담긴 음식도 잔뜩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용돈도 두둑하니 받았다.
요즘은 할머니댁에서의 기억에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그런데 바로 그 모습을 ‘1박2일’이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는 전라도 일대에서 펼쳐진 ‘여름방학 탐구생활’ 여행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멤버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멤버 윤시윤이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살았던 할머니댁을 찾았다. 할머니댁 앞에서 저녁식사 복불복 게임으로 물총 싸움에 돌입한 멤버들은 저마다 무기를 하나씩 집어 들고 서로의 엉덩이 표적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박2일’ 멤버들은 촬영임을 잊은 듯 마치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해맑게 뛰어 놀았다.
재밌는 물총 싸움 뒤, 식사를 기다리며 한 자리에 모인 ‘1박2일’ 멤버들은 윤시윤의 어린시절 사진을 함께 보며 추억에 잠겼다. 할머니는 손주 사랑이 가득 묻어나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고, 멤버들은 저마다 자기 얘기인 듯 할머니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어 “차린 게 별로 없다”며 손자와 친구들을 위해 한상 가득 음식을 내어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들의 할머니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았다. 집에서 제일 귀한 음식을 내어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박2일’은 바쁜 생활 속에서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 할머니댁에서의 추억을 떠오르게 도와줬다. 오랜만에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윤시윤, 그런 손자를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또한 ‘1박2일’은 삭막한 세상에서 단 한두시간만이라도 옛 기억을 떠올리며 대리만족을 할
뭉클함 반, 기쁨 반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할머니댁으로 떠난 ‘1박2일’ 멤버들을 지켜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할머니댁에 다녀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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