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저와 도경이는 비슷한 부분이 꽤 있었어요. 바로 사랑하는 것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평소 낯을 가린다며 자신의 성격을 설명한 에릭은 확실히 신화 멤버들 사이에 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으며, 어떤 질문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룹 내에서 짓궂고 엉뚱한 답변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신화의 리더 에릭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진지함과 조신함이 공존해 있었다.
“멤버들과 있을 때는 활발한데 혼자 있을 때는 조심스럽고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사귀어도 금방금방 (인연이) 사라졌던 시기도 있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실수할까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아마 오랫동안 활동을 해 오면서 만들어진 성격 같아요. 멤버들과 있을 때는 마음이 편하다보니 제 본래 성격이 나오는 것 같고요.”
에릭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에릭은 첫 번째로 다시 한 번 더 같은 환경에서 작업을 하고 싶을 정도로 배우와 작가, 제작진과의 합이 무척이나 좋았으며, 두 번째로는 ‘인생배역’으로 부를 정도로 박도경과 자신이 무척이나 닮아있었다는 것이었다.
“박도경과 저는 비슷한 부분이 꽤 있었어요. 극중 박도경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 중 하나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다는 것이죠. 사랑하는 존재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었는데, 이후 조금 극복할 때쯤에 결혼식 당일 신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또 한 번 사랑이 사라지는 경험을 겪게 돼요. 이후 해영(서현진 분)과 만나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앞선 상처들 때문에 이를 쉽사리 표현하지 못하죠. 저 역시 비슷했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가수 활동을 시작하면서 친해지고 편하게 나눌 사이가 되면 사라지는 이들이 많았죠. 이런 경험들을 반복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을 열지 못하겠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에서 ‘그러다 없어질 사람인데’가 생기게 된 것이죠. 멤버들 외에는 친해지려고 하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속 깊은 이야기는 타인에게 더욱 더 안 하게 되더라고요.”
에릭이 도경이라는 역할에 대해 공감을 많이 했던 또 다른 이유는 조용히 상대방의 편이 돼 주는 그의 사랑방법 이었다.
“도경이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부분이었어요. 남자 구두를 놔 주고, 스탠드를 ‘있던거야’라고 말하면서 건네주는 모습, 그리고 해영을 대신해 태진(이재윤 분)에게 화를 내는 부분까지. 티 내지 않고 알게 모르게 챙겨주고, 이에 대해 내색하지 않는 도경의 사랑이 성숙해 보이고 무척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박도경과 닮은 점이 많다는 에릭에게 농담 삼아 어머님과의 사이는 좋으냐고 물었더니, 무슨 당연한 질문을 하냐는 듯 웃으면서 “안 좋을 게 있겠어요, 우리 엄마인데. 나름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라고 박도경과 다른 유일한 하나에 대해 언급했다.
신화로서의 활동은 물론이고 배우로서도 꾸준하게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에릭은 다음에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에 대해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저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팬들이 장르물을 하기 바라더라고요. 그것도 사이코패스를 해 달라고 하시는데…도대체 왜 일까요?”
팬들에 대해 언급한 에릭은 이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신의 편, 가족과 멤버, 그리고 팬들을 꼽았다. 그 어디에도 ‘여자’의 존재는 없었다. 결혼 적령기가 지난 만큼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없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했으면 좋기는 하겠지만 제 의지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예전에는 아기가 좋고 ‘아빠’라는 호칭이 좋아서 가정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몇 번 언급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연애와 결혼에 대해 언급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정말 결혼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신중하고 싶어요.”
에릭에게 만약 박도경과 같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이에 대해 에릭은 현재에 감사하기에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고백했다.
“저희 멤버들끼리도 가끔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말을 하는데, 저는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현재에 대해 만족하고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