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저도 예쁜 해영이처럼 미움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사랑받고 싶어 무리하게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결국 저 역시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참았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폭발하더라고요.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후,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제가 했던 그때의 그 노력들이 도리어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됐을 수도 있었겠다 싶더라고요.”
전혜빈은 자신이 연기했던 예쁜 오해영에 대해 ‘사랑받고 싶어 껍데기만 치장을 하는 아이’라고 설명했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미움 받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처음 전혜빈에게 너무나 완벽한 오해영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하지만 대본이 진행되면서 진짜 오해영의 본 모습과 마주하게 된 전혜빈은 어느 순간부터 예쁜 오해영을 연민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의 감성에 조금씩 젖어 들어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저가 연기했던 캐릭터잖아요. 보면 볼수록 예쁜 오해영에 대한 짠한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그리고 지난날의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어린시절 저는 굉장히 소극적이었고, 겁도 많았어요. 그런데 직업 특성상 대외적으로 밝게 활동했고 사람들에게 미움 받기 싫어서 아등바등 참고 견뎠죠. 그러다가 결국에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더라고요.다들 나이가 들면서 알아가는 것들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잖아요. 저 또한 나이가 들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성격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그러한 부문에 대해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가게 됐죠. 이제는 그때처럼 되지 않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전보다는 조금 더 솔직하게 제 의사를 밝히고, 불편한 것들을 끌고 가지 않기 위해 노력 하고 있어요.”
예쁜 오해영을 연기한 전혜빈이지만 자신의 진짜 모습은 부족함이 많은 그냥 오해영에 가깝다고 말했다. 도리어 전혜빈은 자신보다는 서현진이야 말로 외모와 연기, 성격과 실력까지 모두 갖춘 진짜 완벽녀 ‘금해영’에 가깝다고 칭찬했다.
“현진이는 정말 다 잘해요. 얼굴도 예쁜데 노래도 연기도 잘하고, 심지어 가지고 있는 재능도 많아요. 배트민턴도 진짜 잘 하고요, 심지어 악기도 다뤄요. 어느 날은 제가 ‘현진아 넌 어쩜 그렇게 다 잘해’라고 그 앞에서 감탄할 정도에요. 워낙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데, 여기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이른바 ‘사기형 캐릭터’죠. 신기할 정도로 못하는 것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죠. ‘또 오해영’에서는 제가 예쁜 오해영이고 현진이가 그냥 오해영인데, 현실에서는 나랑 애랑 바뀌지 않았나 싶었죠.”
본인은 그냥 오해영을 닮았다고 하지만, 서현진은 물론이고 전혜빈 또한 외모는 물론이고 운동신경에 성격까지 탁월한 예쁜 오해영에 가까웠다. 실제 전혜빈은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면서 ‘여전사’로 불려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에, 뛰어난 운동신경, 못하는 것이 없는 생존능력을 보여주면서 사랑을 받지 않았는가. 전혜빈에게 “겸손해도 너무 겸손한 발언 같다”고 했더니, 이에 대해 전혜빈은 웃으면서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사실 잘 하지는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남들 하는 정도만 하는 거지, 남들처럼 우세하게 하는 것은 딱히 없어요. 다만 평소에도 삶이 좀 거친 것도 있고, 제 스스로 해야 적성에 풀리는 것도 있어요. 무거운 물건도 내가 드는 스타일이고, 집에서 못도 박고, 전구도 갈고, 운전도 웬만한 남자들 이상으로 잘 하고, 길도 잘 알고…심지어 전에는 등을 사서 천장에 직접 달기도 했어요. 사실 못해야 보호도 받고 하는데 저는 거침없이 하다 보니 겉으로 봤을 때는 모든 잘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털털하다보니 남자들과는 연인 보다는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전혜빈에게 사랑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물어보았다. 특히 그녀가 출연했던 ‘또 오해영’은 보기만 해도 연애세포를 자극했던 로맨틱 코미디로, 오해영과 박도경의 조개 키스신과, 벽키스신 등의 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안방극장의 여심을 뒤흔든바 있다. 전혜빈 역시 “저도 사람인지라 드라마를 보면 저런 사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사랑을 할 때도 너무너무 소심하고 저돌적이지 못해서, 마음을 속이는 사랑을 많이 했어요. 그냥 오해영이 박도경에게 ‘사랑 앞에서 짜게 굴지 마’라고 했었는데, 제가 하는 사랑이 다 그렇게 짜게 굴었던 것 같아요. 마음에 솔직하지 못하고, 그래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고…‘또 오해영’ 덕분에 다시 한 번 사랑에 대해 배웠죠. 저 또한 드라마를 보면서 ‘저도 저런 저돌적이고 교통사고적인 사랑을 해 보리라’ 결심했지만, 아직은 연애보다는 일을 더 하고 싶어요.”
일을 더 하고 싶다는 전혜빈에게 그렇다면 결혼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냐고 되물었다.
“어렸을 때는 지금의 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야지 했는데, 제가 봤을 때 가망이 전혀 없네요. 인연이 닿으면 결혼을 할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30대 초반에는 굉장히 초조했었는데, 지금은 마음을 높아서 그런지 편안해요. 결혼을 한다는 것은 함께 한다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인데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보다는 조금 더 기다려 보려고 해요. 그리고 그 사이 일을 할 수 있을 때 일을 더 하고 싶어요. 진짜 인연이라면 아등바등 노력하지 않아도 결국에 만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또 지금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지고 꿈도 많아져서 당분간 결혼은 아닌 것 같아요. 혼자하고 깊은 시간들이 늘어나다보니 결혼하는 시기는 더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일에 대한 전혜빈의 욕심은 적지 않아 보였다. 계속해서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고 고백한 전혜빈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 보었다.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찾아주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