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동상이몽’이 종영과 함께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1년여 동안 월요일 안방극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이 프로그램의 다음 시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지금까지 있던 논란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은 2015년 3월31일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다. ‘독설’을 담당하는 김구라, ‘배려’를 담당하는 유재석이라는 특이한 조합으로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가정에서 일어나는 불협화음을 양 측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화해를 유도하는 방식이 큰 호응을 이끌었다. 그리고 4월25일 정규편성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나름의 호평과 함께 ‘동상이몽’은 한동안 순항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청소년 자녀와 부모가 겪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고 세대 차이를 해결한다’는 취지는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했다.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 채널을 고정시켰던 시청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불편함을 느꼈다.
↑ 사진=SBS |
아버지를 향한 비난이 계속되자 딸은 SNS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아빠도 ‘스킨십 하는 게 지겹다 어렵다’ ‘너무 많이 한다’라는 말을 달고 다녔을 만큼 방송이라 만들어진 장면이 많다”라며 제작진이 방송을 위해 개입했음을 폭로했다. 제작진은 결국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하게 전달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조작 의혹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작방송’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고 난 후부터는 출연자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커져만 갔다. 어머니를 부려먹는 딸은 쇼핑몰 운영, 셀카에 빠진 어머니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적인 측면이 부각됐다. 이에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홍보효과를 누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침묵은 계속 됐다.
일반인 출연자로 방송을 꾸민다는 것도 큰 위험성을 담보해야했다. 인터넷 방송 BJ 우앙 출연 분은 모녀간의 사랑이 엿보이는 방송분이었다. 하지만 과거 그가 인터넷을 통해 퇴폐방송을 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출연자에 대한 신중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제작진의 불찰이었다.
‘한 가정에게 문제가 있다. 양 측의 입장을 잘 느낄 수 있는 관찰 카메라를 차례로 보여준다. 그리고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내 화해시킨다.’ 이는 잘 짜인, 군더더기 없는 포맷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수많은 논란과 의혹은 이 포맷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가족의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지만 더 큰 상처를 남길 위험이 뒤따른다. 그 위험한 줄타기는
제작진은 지난 17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2를 ‘기약’했다. 5%라는 고정된 시청자 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영하는 이는 적다. ‘동상이몽’이 박수를 받으며 돌아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방송을 통해 들었던 수많은 문제들을 보완해야한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