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자본주의 사회를 예능프로그램에 담으면 어떨까. 이 호기심은 ‘인생게임-상속자’라는 문제작을 낳았다. 권모술수와 배신이 난무하는 1시간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17일 오후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인생게임-상속자’는 한국 사회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일반인 출연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계급’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고 그에 상응하는 가상의 화폐를 벌어 우승자를 가리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홉 명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계급을 부여받고 게임에 임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빚에 허덕이는 20대, 1000억대 부자,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패션모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들은 인사를 나누기가 무섭게 계급 정하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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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속자 캡처 |
첫 번째 상속자는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배영 100m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였다. 그는 “자기 어필을 잘 했다”는 이유로 ‘불꽃남’을 집사로 선택했다. 집사는 24시간 상속자를 보좌하는 대신 모든 물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급이었다. 강남베이글-샤샤샤-네버다이가 정규직이 됐다.
비정규직 혹성거지-엄지척-초유치-제갈길은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방은 초라했고 곱등이까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실감할 시간도 없이 노동에 임하게 됐다. 축사와 화장실을 청소했고 열량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1코인짜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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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속자 캡처 |
샤샤샤는 정규직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코인을 분배받게 됐다. 하지만 남아있는 코인은 없었다. 굳은 일을 도맡아 했던 샤샤샤였기에 이 모습은 더욱 안쓰럽게 느껴졌다. 물론 비정규직은 코인을 눈에 담지도 못했다. 그들의 숙소에는 긴장감이 맴돌았고 텅 빈 금고에 한숨을 내쉬었다.
제갈길은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끼리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네 명의 비정규직은 정규직 샤샤샤를 포섭했다. 그리고 다음 상속자 투표에서 제갈길을 뽑기로 약속했다. 비정규직 멤버들은 주린 배를 감자로 채우고 다음 투표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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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속자 캡처 |
그러나 샤샤샤는 기득권만 보장해줬을 뿐 태도를 바꿨다. 정규직에게 5코인의 방값을 걷었고 비정규직에게는 2코인을 받았다. 정규직들은 “이건 폭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샤샤샤는 “더 뺏어서 돈을 더 없게 만들 거다”라며 더욱 큰 욕심을 품었다.
이때 반전이 일어났다. 비정규직 혹성거지는 제작진이 건넨 미션에 성공했고 ‘마스터의 카드’를 얻게 됐다. 그리고 ‘나도 상속자’라는 카드를 골랐다. 상속자 1/3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으며 2명의 신분을 상승 시킬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제갈길을 정규직으로 올렸으며 자신은 집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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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속자 캡처 |
‘인생게임-상속자’는 분명 문제작이다. 계급이동이 어려우며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일반인 참가자들의 선택으로 이뤄졌기에 누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시켰지만 재미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사회의 축소판이기에 몰입도는 높았다. 그리고 다음 회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통쾌한 복수도 기대요소다. ‘인생게임-상속자’는 뜨거운 호응과 함께 시청자들을 다시 한 번 매료시킬 예정이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