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달달한 사랑 노래부터 씁쓸한 이별 노래까지, 바닐라 어쿠스틱은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본 것 같은 가사들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게 바닐라 어쿠스틱 음악의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지난 정규 3집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의 파트2로 이별 후의 쓸쓸함을 노래했던 바닐라 어쿠스틱은 다시 달달하게 돌아왔다. 1년 3개월만에 내놓는 정규 4집은 제목부터가 ‘스윗 케미스트리’(Sweet chemistry)다. 대놓고 사랑 노래를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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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쇼파르 뮤직 |
“타이틀곡이기도 한 ‘스윗 케미’가 먼저 만들어 졌는데 앨범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아예 앨범 타이틀로 하게 됐다. 그 전 앨범이 너무 쳐져서 밝게 가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우울함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작업을 했다. 우울함은 이제 극복했다. 너무 바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외롭지 않다.(웃음)”(바닐라맨)
앨범 타이틀에 영향을 주기도 한 ‘스윗 케미’와 ‘놀아줘요’가 더블 타이틀곡을 선정됐다. 두 노래 모두 달달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노래로 성아는 무더운 여름, 그냥 집에 있고 싶다는 남자와 예쁘게 꾸미고 맛집도 가고 싶어하는 여자의 상반된 마음을 가사에 녹여낸 ‘놀아줘요’를 이번 앨범 중 바닐라맨의 가장 진실된 곡이라고 말했다.
“‘놀아줘요’ 가사를 보면서 딱 오빠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귀차니즘이 살짝 있다. 가사 내용이 저랑은 크게 관련이 없더라. 전 무덤덤하고 약간 긍정적인 스타일이다. 제 연애 스타일이 노래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성아)
이전 앨범과의 가장 큰 변화라면 3인조에서 2인조로 변신한 것이 아닐까 싶다. 타린까지 3인조였던 바닐라 어쿠스틱은 이번 앨범부터 2인조로 활동을 하게 됐다.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성아와 바닐라맨 둘이서 팀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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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가 되고 페스티벌이나 공연은 많이 했다. 사실 공연을 하기 전에 많이 걱정을 했는데 극복을 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원래는 고민이 많았다. 남자 보컬을 하나 영입할까 생각을 했지만 두 명이서 할 때가 좋은 것 같더라.”(바닐라맨)
“남자 보컬을 영입하자고 했을 때 굉장히 찬성했었다.(웃음) 2명이서 하다 보니까 소통하는 부분에선 간편해졌다. 아직 둘이서 활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규 앨범을 처음 내는 것이라서 적응 하고 있다.”(성아)
인디신을 기반을 시작은 했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은 음원차트에서도 1위 찍을 만큼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있는 팀이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어울리는 음악인 덕분에 드라마 OST나 BGM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소속사도 있고 지금까지의 성과만 보더라도 인디밴드로 단정짓기엔 애매한 포지션이다.
“이젠 그 경계가 무너진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음원차트에서 어반자카파나 십센치(10cm), 스탠딩에그 같은 팀들이 1위를 했다. 그런 걸 보면 함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음원 내고 공연으로만 활동하고 곡을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활동 방향성은 인디신에 속해있긴 하다. 하지만 저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인디라고 규정을 하고 시작을 한 건 아니다.”
벌써 데뷔한 지 9년차가 된 바닐라 어쿠스틱이지만 데뷔 초부터 내세웠던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 노래를 지금도 하고 있다. 하지만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바닐라 어쿠스틱에게 이런 노래들은 여전히 맞춤옷처럼 어울린다.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적 색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놀아줘요’와 ‘스윗 케미’만 들어봐도 사운드가 강화됐다. 예전엔 일렉 기타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채워가면서 소리를 꽉 차게 만들었다. 그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저희가 변하듯이 저희 음악도 자연스럽게 변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도 한 살 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달라지지 않나. 그렇게 자연스럽게, 음악에도 묻어나지 않나 싶다.”(바닐라맨)
“저희는 좀 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 같다.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 안에서는 다양하게 시도를 하고 있다. 일반적인 어쿠스틱 팀들보다는 선택 범위가 조금 넓은 편이다.”(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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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하게 요동치는 음원차트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디신의 음원 강자인 바닐라 어쿠스틱이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만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성적이 기대보단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한번에 정상을 찍기 보다는 오랫동안 순위권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이런 목표까지도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듣고 느낄 수 있는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과 닮았다.
“어느 순간부터 성적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아진다. 사람들이 이만큼 좋아해줬으니 그 이상이 되
“여름에 워낙 가수들이 많이 나오고 Mnet ‘쇼미더머니5’ 음원이 너무 강해서 기대를 안한다. 저희 스타일이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그저 100위권 안에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바닐라맨)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