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배우 김지민입니다. 1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주인공 심보늬(황정음 분)의 동생 심보라 역으로 인사드렸어요. ‘운빨로맨스’에서 즐겁게 촬영을 했고, 오늘 제가 학교에서 구기대회에 참여하고 왔는데 저희 반이 이겼거든요!(웃음) 행복하니까 더 기운이 나요. 눈 뜬 보라도 보늬 언니,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행복해져서 더욱 기쁘고요.
◇황정음 언니의 동생 역이요? 듣자마자 깜짝 놀랐죠
‘운빨로맨스’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 것 같아요. 촬영할 때에는 눈을 감고 있어서 더 금방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더 그랬는지도 몰라요. 황정음 언니가 정말 많이 챙겨주셨어요. 촬영할 때 눈이 충혈됐으면 안약도 챙겨주시고, 연기도 많이 맞춰주시고, 저에 대해 많이 물어봐주셨어요.
그리고 제수호 역의 류준열 오빠와 함께 하는 장면도 있는데요, 제일 좋았던 건 절 제 이름으로 불러주셨다는 거예요. 대부분의 드라마 현장에서는 제 이름이 아니라 제 역할 이름으로 부르잖아요. 근데 준열오빠도 그렇고 감독, 스태프, 출연진 언니오빠들이 제게 ‘지민아’하고 불러주셨어요. 스태프 분들께서 ‘지민이 학교 보내야 하니까 빨리 끝내자’하고 말하며 독려해주시기도 했답니다.(웃음)
아무래도 제 언니로 나온 황정음 언니와 많이 붙어있게 됐는데요. 원래는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된 상태였고, 며칠 뒤에 언니가 주인공으로 캐스팅이 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어머, 내가 믿보황 동생이라고?’라면서 얼마나 놀랐는데요. 그동안 언니가 출연한 드라마를 다 재밌게 봤고, 특히 ‘그녀는 예뻤다’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특히 언니가 평소에는 활발하게 하시다가 제 앞에서 울거나 감정을 잡는 신을 할 때 훅 바뀌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 ‘배우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사진=운빨로맨스 방송 캡처 |
저는 누워있는 모습이 가장 많이 나왔죠.(웃음) 어려움이 있었다면 진짜 식물인간처럼 가만히 있었어야 해서 가장 힘들었어요. 제가 사실 ‘토기앞니’인데 누워있을 때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 하니까 신경을 엄청 썼답니다.(웃음) 하지만 깨어나서는 본래 제 성격처럼 해서 편했어요. 정음 언니를 친언니처럼 생각하면서 제 성격처럼 했더니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성격이 밝은 보라’가 나올 수 있었어요.
◇ ‘운빨로맨스’, 제겐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사실 보라는 극중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제가 앞으로도 연기하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은 캐릭터에요. 비록 누워있었지만 제가 드라마의 ‘키’같은 존재였잖아요. 저로 인해 드라마가 바뀌고, 심보늬 언니가 행동을 하고, 그러면서 제수호 오빠와 만나게 되고요.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것에 중요한 ‘열쇠’가 된 거니까 정말 좋았어요. 분량이 많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드라마를 하면서 걱정을 한 가지 한 게 있다면 보라가 깨어나자마자 드라마가 끝날 수도 있겠다 생각한 거예요.(웃음) 사실 제가 웹툰을 엄청 재밌게 봤는데 웹툰에서는 마지막에 보라가 ‘언니’하면서 눈을 뜨고 딱 끝나요. 저도 그럴까봐 마음 한켠에서는 조마조마했죠. 생각보다 빨리 깨어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웃음)
정말 인사 깊었던 게 있는데요, 10회 즈음에 보라가 눈을 뜬 것 때문에 시청자 분들이 정말 기뻐해주는 걸 보면서 감동받았어요. 제가 눈 뜨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링크돼 있는 기사를 봤는데, 댓글이 전부 ‘보라가 깨어났는데 왜 내가 기쁘지’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학교 친구들은 ‘드디어 깨어나셨다’라면서 박수까지 쳐줬어요.(웃음) 눈 떴다고 문자도 많이 받았고요. 이런 반응이 처음이라 신기하고 재밌고 감동이었어요.
↑ 사진=운빨로맨스 방송 캡처 |
웹툰 팬으로서 동명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기뻤죠. 게다가 감독님께서 ‘중간에 깨어난다’고 귀띔을 해주셔서 웹툰에는 없는, ‘눈 뜬 보라’를 기대하면서 촬영했어요. 제가 눈을 뜬 이후에 다른 세트장을 가야 하는데, 습관처럼 병원 세트장으로 갔던 적이 있어요.(웃음) 다들 엄청 웃었죠. 배우분들께서도 ‘네가 걸어다니고 대사하니까 신기하고 기뻐’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어요.
◇ 감독 겸 배우가 되고 싶은 ‘감성 충만 소녀’
저는 네 살 때부터 CF를 찍었고요, 본격적인 연기 데뷔는 2008년 MBC ‘달콤한 인생’이란 작품으로 했어요. 그 때가 아홉 살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한 해에 한 편씩은 꾸준히 찍었어요. 회사 들어오기 전까지 부모님께서 관리해주셨는데 학교 생활에 최대한 피해가 안 가고, 제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조절해주셨어요. 덕분에 조금씩 경험을 쌓아갈 수 있었어요.
어렸을 때 연기한 건 기억이 다 나진 않아요. 촬영장에 있는 게 정말 좋아서 놀러가는 기분으로 갔던 건 기억이 나죠. 점점 시간이 지나니까 이제 대사를 하는 것도, 연기를 하는 것도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역할도 조금씩 다양해지고요. 또 다른 재미를 찾은 거죠. 어렸을 때에는 그저 촬영장이 재밌었다면 점점 배우로서의 고민을 조금씩이나마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면서 ‘배우로서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 확고해져요.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
맹인 역할도 해보고, 액션 연기도 해봤어요. 그런 역할을 맡을 때에는 다 처음이니까 할 때마다 너무 어렵더라고요. 제가 액션을 엄청 해보고 싶었는데 와이어 연기를 할 때에는 ‘와,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처음 역할을 마주할 때의 그 고비가 힘든 건 있어요.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아, 내가 이런 것도 경험해봤네’하는 그 뿌듯함이 밀려와요. 그 뿌듯함이 좋아서 또 다른 역할을 찾게 돼요.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꿈이 하나 생겼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대본을 봐왔기 때문에 제가 시트콤을 써보기도 하고, 캐릭터를 만들어보기도 했죠. 작가에 도전하고 싶어요. 대학은 연기과도 좋지만 문예창작과 같은 과에 진학을 하고 싶단 생각도 많이 들어요. 언젠가는 감독 겸 배우가 되어보고 싶어요.
◇ 경험이 가장 중요하죠, 학교도, JYP란 회사도, 연기도요
제가 지금 소속사가 JYP엔터테인먼트에요. 정말 가족 같은 점이 좋고요. 특히 제가 노래나 춤을 좋아하는데 여기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다른 배우 회사에서는 하기 힘든 경험이죠. 노래나 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훗날에는 뮤지컬 배우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요.
그렇다면 걸그룹을 할 기회가 있지 않았냐고요? 그런 적도 없고, 제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웃음) 물론 ‘재밌겠다’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는데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죠. 만에 하나 걸그룹이 된다고 해도 ‘걸그룹과 연기를 병행하는 게 많이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부터 드는 걸요.(웃음)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
전 학교생활도 정말 열심히 해요. 학교에서 학급회장이라 내일 임원 수련회 가요.(웃음) 이번에 촬영하랴, 학교생활 하랴 정말 바빴는데도 구기대회를 다 나갔어요. 친구들 고민상담도 엄청 많이 해주고요. 학교 친구들과 정말 친해요. 전 연기한다고 해서 학교생활을 소홀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학교생활이 정말 재밌는 걸요. 다 열심히 해야죠, 경험이 중요하니까요.
◇ 역할에 한계가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아직까지는 ‘누구의 딸’ ‘누구의 어린시절’과 같은 아역을 많이 하고 있지만, 조급하진 않아요. 앞으로 멀리 두고 봤을 때, 지금 제가 연습 열심히 하고 경험해보고 하는 게 충분히 도움이 될 테니까요. 기회는 언젠가는 올 거라 믿어요. 그 기회가 오기 전까지 저는 지금을 열심히 충실하게 보내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
꽤 이른 시간부터 연기를 해왔는데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 물어보신다면 전 이렇게 대답해요. ‘역할에 한계 없는 배우’. 역할에 한계 없이 모든 역할을 다 잘 소화해내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