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뮤지컬 ‘위키드’의 뉴캐스트인 차지연과 아이비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초록마녀 차지연은 임신 중임에도 불구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했고, 금발마녀 아이비는 섹시미를 완전히 걷어내고 온전한 사랑스러움으로 관람 내내 미소를 짓게 했다.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뮤지컬 ‘위키드’ 서울 공연의 막이 올랐다. 예상을 깨고 기존 멤버였던 박혜나 정선아가 아닌 ‘새 얼굴’ 차지연 아이비가 포문을 열었다.
막이 오르면 오즈 시민들이 서족의 나쁜 초록마녀 엘파바(차지연)의 죽음을 축하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아이비)는 거대한 비누방울을 타고 내려온다. 알고 보면 두 마녀는 어릴 적 절친했던 사이. 사람들의 쏟아지는 질문 속에서 글린다는 고민 끝에 엘파바와의 과거 이야기를 시작하며 공연을 시작된다.
사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이미 강한 신뢰를 받았던 차지연에 비해 아이비에겐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았다. 섹시스타 아이비가 푼수끼 넘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게다가 풍부한 성량과 성악 발성을 요하는 고난이도 넘버를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결과는 대 성공이다. 아이비는 ‘원작을 뛰어넘는 글린다’로 평가 받은 초연 멤버이자 더블 캐스팅 멤버인 정선아에 전혀 뒤지지 않는 연기력과 가창력을 보여준다. 그녀의 코믹 연기와 재치 멘트에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피에로. 로맨틱한 매력과 탄탄한 실력으로 두터운 여성 팬층을 자랑하는 고은성은 이번 역할이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다. 배우 자체의 개성이 강렬하게 드러다나보니 캐릭터에는 완전히 녹아들지 못한 모양새다. 함께하는 캐스팅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순 있을 듯하다.
올해는 아이비와 차지연이 새롭게 발탁됐다. 현란함과 화려함 그리고 웃음, 마음을 흔드는 노래에 놀랄 만한 무대 세트까지 모든 것을 갖춘 블록버스터 뮤지컬이다.
오는 8월 28일까지 단 7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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