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밴드의 보컬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뮤지션이 솔로 앨범을 발매했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 분명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시간을 보낼 것이다. 오철도 그랬다. 자신감이 느껴졌고 포부도 남달랐다. 두 개의 수록곡이 담긴 새 앨범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묘한 끌림이 있다.
오철은 최근 첫 번째 싱글 앨범 ‘크레이지’(Crazy)를 발매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크레이지’는 한 번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친숙함이 돋보이는 노래다. 깔끔한 비트로 구성된 소프트 록에 속하지만 EDM적인 요소가 첨가돼 새로운 느낌을 준다.
“이번 앨범은, 제 기준에 10점 만점에 7.5점이에요. 편곡하고 사운드는 잘했어요. 보컬이 좀 못했어요. 제 목소린데.(웃음) 조금 더 신선하다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전혀 신선함이 없는 것은 아니니 7.5점입니다.”
첫 번째 싱글앨범에는 ‘크레이지’ 외에도 ‘지구의 끝 시소의 반대편’이 수록됐다. 이 노래는 오철이 오랫동안 리더로 이끌던 화접몽 밴드의 1집 앨범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오철이 이번 앨범에 자신만의 음악으로 재창조했다. 록 성향에 EDM이 가미된, 색다른 느낌을 준다.
“화접몽 밴드의 노래는 대부분 우울했어요. 그래서 축제에 가서 공연할 때 잘 안 맞았죠. 공연장, 행사에서 우는 노래하고 있으면,(웃음) 그러면 안 되잖아요. 사람들의 교감신경계를 자극 시키는 게 필요했어요.”
오철은 인터뷰 중간 중간 교감신경계, 도파민과 같은 의학적 용어를 자연스럽게 입에 올렸다. 이는 오철의 다른 직업과 관련되어 있다. 그는 오랫동안 뮤지션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동시에 화접몽 한의원의 원장이다.
오철이 취미로 음악을 즐기는, 가벼운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국악으로서 큰 사랑을 받았던 ‘쑥대머리’를 작곡했으며 90년대에는 록 뮤지션으로 활약, 재즈 신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화접몽 밴드로 이어졌다. 국악, 록,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신의 것으로 표현할 줄 아는 뮤지션인 셈이다.
“무엇을 하든, 상위 10%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에요. 재즈라는 분야에서 가 아닌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위 10%가 되고 싶어요. 저는 재즈, 국악, 가요, 록도 할 수 있거든요. 그것들이 녹아들어서 저만의 정확한 틀이 잡히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대중가수 오철, 알아봐주는 히트가수가 되겠다는 건 아니에요.”
“음악으로 올곧이 사람들한테 더 많이, 사랑받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제가 만든 노래를 소수 팬들에게만 들려주고 만다는 건 속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대중적인
오철의 도전은 계속된다. 첫 번째 솔로 앨범은 대중적으로 변했지만 음악색깔은 여전하다. 그는 계속해서 새로운 디지털 싱글을 선보이며 솔로 가수로서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