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닥터스’가 무서운 상승세로 월, 화요일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키고 있다. 미소를 머금게 하는 연출, 달달한 대사가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가장 돋보이는 것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배우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이성경의 활약이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병원을 배경으로 홍지홍(김래원 분), 유혜정(박신혜 분), 정윤도(윤균상 분), 진서우(이성경 분)가 변하는 과정을 담는다. 그들은 만남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며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4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이 과정은 두드러진다.
주목할 점은 네 사람도 ‘닥터스’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했다는 것이다. 매회 변화하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변신까지. ‘닥터스’는 ‘변화’라는 과정으로 초점을 맞춰 본다면 더욱 즐거운 작품이다.
◇‘닥터스’ 김래원에겐 ‘옥탑방 고양이’가 보인다
↑ 사진=MBN스타 DB |
김래원은 혜정의 고교 담임이자 훗날 국일병원의 신경외과 교수가 되는 홍지홍 역을 맡았다. 타고난 머리와 친화력, 성실함까지 겸비한 인물로 의대 졸업까지 과 수석을 도맡아 했지만 인턴 시절 자신의 실수로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뒤 고등학교 생물교사가 되고 유혜정을 만났다.
홍지홍은 반항아 혜정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 줬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곱씹었다. 그리고 자신이 혜정을 붙잡지 못해 사랑을 놓쳤음을 알게 됐다.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다시 깨닫게 되고 다시 의사가 됐다.
홍지홍의 성장만큼이나 김래원의 연기 변신도 돋보인다. 김래원의 멜로는 2003년 MBC ‘옥탑방 고양이’가 마지막. 이 작품 이후 영화 ‘해바라기’ ‘강남 1970’과 같은 누아르 장르를 통해 활약했다. 김래원의 ‘닥터스’ 출연은 멜로 연기자로서의 회귀와 같다. ‘닥터스’ 김래원에게서는 ‘옥탑방 고양이’가 보인다. 학생들에게 꽃 미소를 날리고 박신혜에게 달달한 말을 내뱉는 모습은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하다.
◇비행소녀에 액션 연기까지…‘눈물의 여왕’ 박신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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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는 국일병원 신경외과 펠로우 유혜정 역을 맡았다. 불량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지홍을 만나 새로운 삶을 꿈꿨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나락에 떨어진다. 이후 시련을 버텨냈고 의사가 되어 스승 지홍과 재회, 달달한 러브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유혜정은 담임선생님 홍지홍-강말순(김영애 분)을 만나 바른 길로 걷기 시작했다. 강말순은 무한한 사랑과 관심으로 유혜정에게 믿음을 줬고, 홍지홍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해줬다. 유혜정은 이를 통해 성장, 어엿한 의사가 됐다.
박신혜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눈물의 여왕’과 ‘발랄한 소녀’다. 때문에 유혜정 캐릭터는 이 이미지를 한 층 더 끌어올렸다. 눈물의 여왕이 뱉는 날선 대사, 발랄한 소녀가 보여주는 반항아의 면모는 팬들에게는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능수능란한 액션까지 더해지며 박신혜의 연기 변신에는 끝이 없음을 입증했다.
◇‘무사 무휼’ 윤균상, 정윤도로 신분 ‘수직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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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균상은 신경외과 스탭이자 정수그룹의 장남 정윤도 역을 맡았다. 권력에 관심은 없지만 권력을 잃는 것은 싫고 강한 승부욕과 뛰어난 머리를 지녔다. 까칠하고 감정의 절제력이 뛰어나며, 의심이 많지만 한 번 믿은 것은 끝까지 믿는 경향이 있다. 선택한 것은 끝까지 책임지는 스타일이다.
정윤도에게 사랑은 지루한 일일 뿐이었다. 그저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만이 삶의 활력소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인물, 유혜정을 만났다. 한 마디도 지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해대는 유혜정은 그야말로 전에는 본적도 없는 여자. 이에 정윤도는 조금씩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뜨고 있다.
윤균상의 전작은 SBS ‘육룡이 나르샤’다. 어딘지 어수룩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던 그는 드라마 후반부 무사로서 각성하며 날선 카리스마를 뿜었다. 그리고 ‘닥터스’로 제벌 2세라는 신분 수직상승을 일궈냈다. 까칠함에 대기업의 장남이라는 인물 설정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4회부터 본격 등장한 윤균상에게서는 전작에서는 볼 수 없던 매력이 가득하다.
◇맛깔스러운 ‘악녀’ 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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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경은 의사 집안의 무남독녀 외동딸 진서우 역을 맡았다. 재력에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한, 가질 것 다 가진 캐릭터다. 밝고 명랑하고 정의로운 성격에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 진서우에게 유혜정은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줬다. 좋아하던 담임선생님 홍지홍의 관심을 빼앗겼다. 한 번도 겪어 본적 없던 일이 벌어지자 패배감과 열등감이 그를 휘감았고 악녀로 돌변했다.
이성경은 순수한 이미지의 MBC ‘여왕의 꽃’ 강이솔, 강렬한 이미지의 절세미녀 tvN ‘치즈인더 트랩’ 백인하에 이어, 이번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진서우 캐릭터로 변신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입체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연기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미
‘닥터스’는 먹을 게 많은 소문난 잔치다. 그리고 그 잔치의 주역은 단연 이 네 명의 배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그야 말로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제 한 꺼풀 벗은 그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