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드라마를 사랑한 시청자라면 좋아하는 명장면 하나 쯤은 가지게 되기 마련이다. 주인공들의 키스 신, 캐릭터의 안타까운 죽음, 배우의 열연이 돋보인 순간 등이 시청자들의 가슴에 남는다.
좋은 드라마는 많은 명장면을 남긴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4회 만에 수많은 명장면을 남겼다. 이제 첫발을 뗐을 뿐인데도 반응은 뜨겁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명장면들로 벅찬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자.
◇“아! 매력 쩐다. 우리 사겨요! 우리 사귑시다.”
![]() |
가장 먼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홍지홍(김래원 분), 유혜정(박신혜 분)의 첫 만남이었다. 첫 회에서 유혜정은 레코드사에 들러 CD를 훔쳤고 이를 학교 선생님인 홍지홍에 들켰다.
홍지홍은 “좋냐. 세상 다 얻은 것 같냐. 훔치고, 속이고, 자신을 믿어주려는 사람 무색하게 했다. 넌 어른인 척하는데 어설프다. 네 얼굴에 ‘거짓말 하고 있다’고 다 써 있다. 학생이라 내가 봐준 거다”라고 훈계했고 유혜정이 발뺌하자 가방을 뒤지려 했다. 이에 유혜정은 하이킥으로 응수했다. 갑작스러운 반격에 홍지홍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어! 매력 쩐다. 우리 사겨요. 고등학생 아니라며, 못 사귈 리 없잖아요. 우리 사귑시다. 아! 나한테 이렇게 거칠게 대하는 여자 처음이네. 확 끌리네 그냥. 우리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어디 가서 차나 한잔 합시다.”
순식간에 쏟아져 나온 홍지홍의 장난기 가득한 이 반응은 웃음은 물론 김래원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시작부터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은 두 사람의 만남은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는 명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현미경으로 확인한 ‘홍지홍의 속마음’
![]() |
유혜정은 2회 방송분부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홍지홍이 사람을 살리는 것을 보고 묘한 감정을 느꼈고 더 이상 반항아로서의 삶을 이어나가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 유혜정은 공부에 매진, 수학 1등을 한 후 홍지홍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홍지홍이 혈액형을 알아보는 수업을 준비하는 것에 호기심을 느꼈다.
“선생님, 혈액형은 뭐예요?”
혜정은 이 말과 함께 현미경을 보고 있는 홍지홍의 곁으로 다가갔다. 홍지홍은 이때 고개를 돌렸고 혜정은 놀라 넘어졌다. 홍지홍은 이를 붙잡아주며 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후 홍지홍은 혜정에게 “자전거 탈 줄 아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데이트를 하며 조금씩 연인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사랑에 미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래서 대가를 치렀다.”
![]() |
3회에서 유혜정은 할머니 강말순(김영애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혼란을 느꼈다. 그리고 홍지홍의 절친 조인주(유다인 분)가 뱉은 “너는 지홍이한테 방해 된다”는 말을 곱씹고 인연을 끊기로 결심했다.
홍지홍은 이를 알고 유혜정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유혜정은 “내가 어떻게 살든 무슨 상관이냐”며 차갑게 대했다. “나 진짜 가도 되냐”는 홍지홍의 말에도 “선생님 사는 곳으로 가라 난 내가 살던 곳으로 가겠다”고 선을 그었다.
홍지홍은 멍하니 혜정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민 끝에 혜정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혜정은 김수철(지수 분)의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다. 홀로 남은 홍지홍은 이 혼잣말과 함께 자신의 그릇된 선택 때문에 사랑을 놓쳤음을 깨닫는다.
“사랑할 때 미치는 건 뇌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랑할 때 미치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다. 난 사랑에 미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래서 대가를 치렀다.”
◇“결혼했니? 애인 있어? 됐다 그럼”
![]() |
홍지홍은 비행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와 함께 병원 옥상으로 향했다. 헬기를 타고 내린 그는 유혜정을 마주했다. 13년 만의 재회에 두 사람은 한참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그리고 홍지홍은 ‘돌직구’를 날렸다.
“결혼 했니? 애인 있어? 됐다 그럼”
그는 유혜정에게 애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냉정을 되찾았다. 무심한 듯 뱉은 말에서는 홍지홍이 유혜정과의 이
13년 전 첫 만남처럼 유혜정은 홍지홍에게 무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홍지홍은 변해있었다. 그는 반격했고 유혜정과 몸싸움을 이어나갔다. 밀착 스킨십을 한 채 눈을 마주치게 됐고 이는 4회의 엔딩을 장식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