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미닛, 미쓰에이, 2NE1, 비스트 등 다수 아이돌 그룹이 팀 해체 혹은 기존 멤버의 탈퇴로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다. 표준계약서 체제 하 이른바 ‘마의 7년’ 벽을 넘기 힘든 게 요즘 가요계(정확히 말해 아이돌 세계)의 생리.
이쯤 되면 현존하는 ‘아이돌 조상님’ 신화와 함께 떠오르는 팀이 있으니, 바로 걸그룹 원더걸스다.
2007년 9월 대중에 첫 선을 보인 원더걸스는 데뷔 초부터 멤버 교체로 내홍을 겪었다. 원년 멤버 현아를 시작으로 선미도 팀을 떠났다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선미 탈퇴 후 혜림이 새 멤버로 합류했으나 이후 소희가 연기자의 길을 걷겠다며 또다시 팀을 떠났고, 선예 역시 결혼과 출산이 이어지며 결국 팀을 탈퇴했다.
거듭된 멤버 교체 및 탈퇴로 인한 내상이 컸던 건 부인할 수 없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상처는 아물었고, 내면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2016년 7월 현재, 유빈·예은·선미·혜림 4인는 원더걸스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새 앨범으로 컴백한 원더걸스에게 아이돌 후배들이 겪고 있는 멤버 탈퇴와 교체 그리고 팀 해체에 대한 견해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은 답은 의외로 명쾌했다. “각자의 삶을 존중했을 뿐”이란 것이다.
“앞으로도 몇 년 더 활동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놓지 않았어요. 사람 일은 한치 앞을 모르는 거잖아요. 선예도 결혼했고, 소희도 연기에 집중하기로 한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삶을 존중했을 뿐이었죠.”(예은)
그저 자연스러운 흐름에 팀을 맡겼다. 무.조.건.적.으.로 원더걸스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 또한 없었다. 예은은 “무조건, 반드시 원더걸스를 해야 한다고 (강압적으로)한다면 우리도 그만 했을수도 있겠지만 우린 각자 그리고 서로의 삶을 존중했고, 여기 있는 멤버들은 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선예와 소희를 떠나보낸 원더걸스는, 절치부심 끝 지난해 여름, 3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비록 지난 이슈지만, 세간에 퍼진 해체설을 딛고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소회 또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도 포기할 수 있었지만 회사에서도 원더걸스라는 이름 그리고 우리 음악에 대한 지지를 해주셨기 때문에 컴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회사에서도 ‘원걸 끝’이라고 하면 어려워질 수도 있는 건데, 회사도 대중도 지지를 해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앨범 낼 수 있었던 거였죠.”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팀 활동의 고비는 무엇일까. 예은은 ‘인생의 시기’와 그에 대한 ‘선택’을 꼽았다.
“각자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 그리고 인생의 시기라는 게 다르니까요. 선예의 경우 인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고, 전환점이 되는 시기가 각자가 다를텐데 그에 대해 존중을 해주는 거죠.”
영원할 것만 같던 데뷔 초 5인 원더걸스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들이 여전히 원더걸스로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변함 없이 곁을 지켜주는 오랜 팬들이다.
“우리 팬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우리처럼 다사다난한 그런 일들을 안 겪고 그냥 즐겁고 편안한 팬 생활을 할 수 있을텐데, 그렇게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계속 우리를 지지해주는 게, 그게 참 대단해요. 고맙고요.”(선미)
“팬분들과 우리의 관계는 서로에게 가졌던 환상은 많이 깨진, 정으로 사는 관계 같다 할까요?(웃음) 이겐 아이돌로 바라보신다기보다는, 내 자식이 자라나는 것 같은 뭉클한 마음으로 보시는 것 같아요. 보살님들이죠.”(예은)
그런 팬들이 있기에, 원더걸스의 끝 모를 도전과 레이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0시 발매된 새 싱글 ‘와이 소 론리’는 데뷔 후 처음으로 프로듀서 박진영의 곡 아닌 자작 타이틀곡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동명 타이틀곡 ‘와이 소 론리’는
psyon@mk.co.kr/사진 JYP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