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누군가는 말한다. 요즘 가요계에는 들을 음악이 없다고. 하지만, 이 말은 조금 틀리지 않았을까. 방송 화면을 가득 메우는 아이돌 음악에서 시선을 조금 떼어 보면 자신만의 색깔과 감성을 지닌 아티스트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의 음악에 지친 그대라면 잠시 지나쳤던 솔로 여성 아티스트들의 감성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을 위한 추천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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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한 아이돌은 잊어라, 달샤벳 수빈의 색다른 도전
수빈은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숨겨왔던 아티스트로서의 재능을 대중 앞에 선보였다. 달샤벳이라는 껍질을 잠시 내려두고 ‘싱어송라이터’ 수빈으로서 자신의 이면을 우리에게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지난 5월 첫 싱글 ‘꽃’을 통해 음악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수빈. 그는 두 번째 싱글 ‘이 곳’에서 이어진 유기적인 음악적 확장성은 물론 앞으로 수빈이 아티스트로서 나아갈 음악적 방향을 드러냈다.
특히 사랑에 대한 아픔과 갈망, 그리고 내면의 깊은 외로움을 ‘꽃’이라는 화자에서 ‘이 곳’이라는 공간으로 넓혀나가는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작법은 단순한 아이돌 멤버라는 편견을 단숨에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의 표본, 수란
홍대 씬의 개성파 아티스트 수란의 새 싱글 ‘땡땡땡’도 눈여겨 볼만했던 작품이다. ‘땡땡땡’은 PD 프라이머리와 수란이 함께 공동 프로듀싱한 곡으로, 작사에는 래퍼 악세럼도 함께 참여했다. 여기에 마마무의 화사가 피처링을 맡아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특히나 남자친구의 바람 핀 흔적의 증거물을 탐정같이 찾아내는 장면들을 제목처럼 삼음절 패턴으로 여자의 분노를 유쾌하게 풀어낸 점이 ‘땡땡땡’의 감상 포인트. 자신을 속인 남자에게 ‘넌 이제 끝이야 땡!’이라고 강하게 어필 하면서도, 사실은 잡아주길 바라는 사랑 받고 싶은 한 여자의 속마음을 중의적으로 표현해 재미를 더했다.
작가 푸름과 함께 작업한 앨범 아트웍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땡땡땡’ 곡 주제와 어울리는 한 장면을 묘사해 담은 아트웍은, 마치 어릴 적 즐겨하던 숨은 그림 찾기처럼 가사에 나열된 증거물들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
◆ 빛과 그림자를 품은 목소리, 루시아
싱어송라이터 루시아(심규선)의 ‘부드러운 힘’(Live Vol.1) 역시 음악 팬 사이에서 ‘머스트 리슨’ 앨범으로 꼽힌다. 올 1월 개최된 루시아 단독 콘서트 실황을 담은 이번 앨범은, ‘라이트 % 쉐이드 챕터2’ 수록곡 ‘달과 6펜스’ ‘외로워 본’ ‘아플래’ ‘강’을 비롯해 ‘고리’ ‘담담하게’ ‘녹여줘’ 등의 라이브 음원이 수록됐다.
루시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청자의 내면으로 향하는 통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자처한다. 사람들은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그간 외면하거나 잊고 있었
루시아의 음악은 비단 소리와 공간의 어우러짐이 아닌, 마음의 울림을 향한 뜨거운 공명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바로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인 이들을 향한 루시아의 열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특별한 선물인 셈이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