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디어 마이 프렌즈’와 같은 배우들의 조합을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디어 마이 프렌즈’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있으니 바로 배우들의 ‘발연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들의 평균연기경력이 무려 50년, 촬영장의 막내는 각종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휩쓸었던 ‘카리스마 여배우’ 고현정이었기 때문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가 처음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노년의 삶을 제대로 조명했을 뿐 아니라, ‘연기 좀 한다’는 배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이었다. 고현정을 필두로 ‘디어 마이 프렌즈’에 출연한 신구(79), 김영옥(78), 나문희(74), 김혜자(74), 주현(73), 윤여정(69), 박원숙(67), 고두심(65) 등의 배우들은 이름값이 무색하지 않게 ‘연기란 이런 것’이라며 연기의 품격을 제대로 발휘했다.
각자의 영역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배우들 사이 고현정의 역할을 무척이나 중요했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완이라는 캐릭터는 젊은 세대로서 어른들의 시대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눈이자, 시청자들과 어른들의 거리를 조절해주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완은 엄마들의 늙은 친구들을 가리켜 ‘꼰대’라고 무시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측은하게 여기며 동정하기도 했으며,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한 때”라며 그들을 이해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친구 같은 엄마 난희(고두심 분)와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시대 딸’들을 대변하기도 했다. 여기에 특별출연이라고 쓰고, 매회 등장했던 연하(조인성 분)와 애틋한 연애를 그리며, ‘디어 마이 프렌즈’ 내 유일한 ‘젊은 청춘의 사랑’을 선보이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종국에는 치매에 걸린 소녀 같은 매력의 희자를 연기한 김혜자는 드라마를 보는 것인지 진짜 김혜자의 인생을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역할을 소화해 나갔다. 고운 목소리로 내질렀던 어색한 욕 “개 새끼들”로 처음부터 안방극장을 웃겼던 김혜자는 이후 치매에 걸려 흔들리는 우리의 엄마의 모습과 상처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을 울렸다. 치매에 걸렸음에도 좌절하기 보다는 성재(주현 분)와 알콩달콩한 연애를 하며 자신의 남은 시간을 즐기는 희자의 모습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전해주었다.
위기의 엄마였던 난희를 연기한 고두심의 경우 고현정과 치고 박고 싸우면서도 결국에는 딸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모정을 표현하며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으며, 정아(나문희 분)와 석균(신구 분)의 경우 보통 노년부부들이 겪는 갈등을 현실적으로 소화하며 안방극장의 공감대를 높였다.
윤여정이 연기하는 충남은 이른바 ‘걸크러시’였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결혼도 못하고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던 충남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은 아직 처녀이기에 ‘꼰대’들과 놀기 싫다며 ‘젊은 것’들과 어울렸던 충남이지만, 그럼에도 늙은 친구들에게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챙겨주었던 바로 충남 그 자신이었다. 충남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집안 환경으로 인해 이어가지 못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스스로의 인생을 재설계해 나갔다는 것이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검정고시학원을 다닐 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성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애정을 고백하고, 연적이 됐을지도 모를 희자를 끝까지 챙겨주는 등 가장 성숙한 인간상을 보여주었다. 완이 동진(신성우 분)과 어긋난 연애를 할 때 말렸던 이도 충남이었으며, 난희가 완과 연하의 관계에 대해 고민할 때 이들의 등을 떠민 주인공도 충남이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노희경 작가가 각 캐릭터를 창조했다면, 그 캐릭터에 디테일을 더하고 완성시킨 이들은 ‘연기 어벤져스’로 불리는 배우들이었다. 만약 이 배우들이 아니면 ‘디어 마이 프
한편 ‘디어 마이 프렌즈’ 후속으로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 주연의 드라마 ‘굿 와이프’가 8일 첫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