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케이블 예능을 키워드는 크게 ‘나영석 PD’ ‘프로듀스101’ ‘다사다난’ 세 가지로 나뉜다.
꾸준히 tvN 금요일 9시 편성 자리를 지켜오면서 명실공히 ‘금요일의 남자’가 된 나영석 PD는 2016년 상반기 동안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와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신서유기’ ‘신서유기2’를 제작하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며, ‘신서유기2’가 끝난 현재는 ‘삼시세끼-고창편’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또 다른 키워드인 Mnet ‘프로듀스101’은 소속사가 다른 101명의 여자 연습생이 한 자리에 모여 데뷔를 위해 서바이벌을 펼치면서, 가요계는 물론 방송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로듀스101’을 통해 탄생한 걸그룹 아이오아이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데뷔 2개월 만에 대세 걸그룹으로 우뚝 섰으며, 탈락한 연습생 역시 데뷔를 하거나 다양한 음악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있다. 연습생 소녀들 뿐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로도 인기가 높아지자 이와 비슷한 형식의 남매 프로그램 ‘소년24’가 론칭됐으며 각 소속사 내 데뷔 서바이벌이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 키워드인 ‘다사다난’이 된 것처럼, 유독 케이블 예능은 부침이 많았다. Mnet ‘위키드’나 tvN ‘배우학교’와 같이 자극을 덜어낸 재미로 시청자들에게 찐한 감동을 준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tvN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 논란이다 ‘SNL코리아’ 생방송 도중 선보인 욕설논란 등 크고 작은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 ‘금요일의 남자’ 나영석 PD, 여행예능은 발전한다
‘꽃보다 청춘’에서부터 ‘신서유기2’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나 PD는 금요일 오후 9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와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의 경우 출연진들이 너무 착해서일까.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였던 나 PD 특유의 재미를 ‘꽃보다 청춘’ 시리즈에서 찾아보기 어려웠고 이로 인해 출연진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는 단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배우 정상훈, 조정석, 정우, 강하늘이 출연한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의 시작은 좋았다. 정상훈, 조정석, 정우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고, 막내 강하늘의 경우 청룡영화제 참석 후 제작진에 납치돼 턱시도 차림으로 아이슬란드행 출국길에 오르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이들의 여행은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면서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잔잔해서일까,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 편은 상대적으로 전작들과 차별점이 없었으며, 상황적 연출이나 감동 또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마지막회 6.6%(닐슨코리아, 케이블플랫폼, 전국기준)라는 최저시청률로 마무리 했다.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또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tvN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류준열, 박보검, 고경표, 안재홍이 출연한 ‘꽃보다 청춘-아프리카’는 ‘요즘 애들’이라는 콘셉트로 이들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았다. 이들의 출발은 무척이나 극적이었다. 태국으로 포상휴가를 떠난 이들을 납치하기 위해 직접 태국까지 따라 갔던 나 PD는 돈 한 푼도 없이 이들을 아프리카로 데리고 가면서 큰 웃음을 자아냈다. KBS2 ‘뮤직뱅크’ MC를 위해 먼저 한국으로 돌아온 박보검의 경우 퇴근길에 납치를 하면서 드러난 박보검의 착한 성품으로 재미와 동시에 훈훈한 미소까지 전해주었다.
각 출연진마다 캐릭터도 분명했고, 맡은 일도 달랐으며, 이들의 속마음까지 엿들을 수 있는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였지만, 출연자들이 공공장소에서 기본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이를 여과 없이 내보내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가운차림으로 호텔조식을 먹으러 갔다가 호텔 직원에게 지적을 당한 점, 그리고 모두가 사용하는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벗는 등 비매너는 프로그램의 재미로까지 이어졌고, 이는 시청률 반토막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결국 1회 시청률 12.7%로 시작했던 ‘꽃보다 청춘-아프리카’는 4.4%로 마무리해야 했다.
이로 ‘나영석 PD 위기설’이 잠시 대두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tvN 인기예능을 탄생시키는 나 PD의 영향력과 인기는 여전하다. 과거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의 원년멤버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그리고 입대를 한 이승기를 대신해 캐스팅한 안재현과 함께 떠난 중국여행기 ‘신서유기2’를 통해 포복절도의 웃음을 이끌어 내면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신서유기2’에서 ‘신의 한 수’는 안재현이었다. 예능에서 활동한 바 없었던 안재현이었지만, 이내 ‘신서유기2’ 멤버들과 어울렸고, 급기야는 ‘강호동 잡는 막내’로 급성장하면서 예능적인 재미와 다정한 면모, 그리고 아내인 구혜선을 향한 사랑까지 담아내며 다양한 재미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중국의 다양한 먹거리와 장대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나 PD 특유의 여행예능의 맛을 살리기도 했다.
덕분에 ‘신서유기2’는 인터넷 버전을 가공해 TV판으로도 선보였음에도 5%대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했으며, 중국에서도 누적 영상 조회 수가 약 2억8천만 건을 기록하면서 시즌1을 대비해 3배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나 PD의 영향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 ‘삼시세끼-정선편’ 등을 공동연출하면서 이른바 ‘나영석 사단’으로 불렸던 박희연 PD가 독립해 ‘아버지와 나’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다. ‘아버지와 나’를 통해 입종한 박 PD는 연예인 아들과 일반인 아버지가 떠나는 ‘해외여행’이라는 콘셉트로 나 PD와 비슷한 듯 다른 그림을 그려내며 재미를 전해주고 있다.
◇ 우리는 꿈을 꾸는 소녀들…‘프로듀스101’ 돌풍
서로 다른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모여 11명으로 구성된 하나의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서바이벌을 펼친 Mnet ‘프로듀스101’은 올 상반기 방송계와 가요계를 흔든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지난 4월 관심과 우려 속에서 베일을 벗은 ‘프로듀스101’을 향한 시선은 냉정했다. 수많은 연습생에게 순위를 매기고 경쟁하는 것은 일본의 인기 걸그룹 ABK48을 떠올리게 했으며, 프로그램에 몰입하기에는 연습생들이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 그리고 일각에서는 연습생들의 외모와 실력에 대한 여과되지 않은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프로듀스101’의 주제곡이었던 ‘픽미’(‘Pick Me’) 또한 유치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데뷔’라는 공동의 꿈을 꾸며 자신을 뽑아달라며 ‘픽미’를 부르는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의 땀과 노력은 무척이나 절실했고, 미소녀들의 간절한 염원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았던 시청자들은 당장 데뷔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소녀들을 보며 호의적으로 바뀌어 나갔고, 이는 이후 멤버 개개인별로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 ‘프로듀서101’이 배출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멤버로 선발된 전소미, 김세정, 최유정, 김청하, 김소혜, 주결경, 정채연, 김도연, 강미나, 임나영, 유연정 뿐 아니라, 탈락한 이들을 응원하는 연습생들도 늘어나면서, 이미 기준 걸그룹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방송 내내 신드롬과 같은 인기를 만들어 낸 ‘프로듀스101’이지만 인기만큼 문제도 많았다. 가장 크게 지적됐던 점은 편집의 형평성과 악마의 편집 논란이었다. 일부 연습생들은 PD가 작정하고 아이오아이(ioi) 멤버로 밀겠다는 듯 지나치게 분량이 많았으며, 어떤 연습생들은 상당한 실력자임에도 인터뷰는커녕 얼굴도 비춰주지 않아 탈락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악마의 편집’도 있었다. 걸그룹 파이브돌스 출신 허찬미의 경우 인상을 쓰는 장면을 지나치게 반복해서 내보냈으며, 음이탈이 나는 부분은 구간반복으로 보여주기까지 하면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프로그램 자체는 ‘나쁜 예능’에 가까웠지만, 그럼에도 데뷔라는 꿈을 위해 쫒는 소녀들의 마음만큼은 진실했다. ‘프로듀스101’의 인기는 케이블을 넘어 지상파까지 위협하면서 지상파 진출 벽이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아이오아이의 경우 KBS를 제외하고, MBC와 SBS의 경우 예능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음악프로그램조차 출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듀스101’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FNC엔터테인먼트의 남성그룹 데뷔 서바이벌 ‘d.o.b : Dance or Band’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남성그룹 데뷔 서바이벌 ‘펜타곤 메이커’가 방송되지만, 큰 이슈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어 ‘프로듀스101’의 남매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소년24’의 경우 기대보다 다소 아쉬운 프로그램 구성 양식과,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는 소년들의 매력으로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케이블 예능, 논란에 신음하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인 케이블 예능이었지만 부침이 적지 않았다. Mnet ‘위키드’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동요로 따뜻한 미소와 아이들의 순수함으로 짠한 감동을 선사하고, tvN ‘배우학교’의 경우 진짜 진지하게 임하는 스승 박신양의 활약으로 배움에 대한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O tvN ‘어쩌다 어른’의 경우 아직 철들지 못한 어른들의 토크쇼에서 지친 어른들의 걱정을 치유할 수 있는 프리미엄 특강쇼로 기획방향을 다시 세우면서 재미와 교양을 모두 잡은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 완벽하지 않았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경우 장동민이 선보인 새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이혼가정을 조롱하는 듯한 개그를 편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