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2016년 상반기는 tvN 드라마의 황금기라고 불려도 무색할 정도로 ‘환상의 라인업’을 구축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tvN의 10년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경신했으며,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지금까지 tvN 월화드라마 역사에 있어 가장 높은 시청률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시청률만 높은 것이 아니다. ‘응팔’을 통해 배우 혜리와 류준열, 박보검 등 새로운 얼굴을 알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김혜수(‘시그널’) 고현정(‘디어 마이 프렌즈’) 등 이름만 들어도 배우에 김은희 작가, 노희경, 박해영 작가 등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시키기도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tvN 드라마의 기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 ‘응답하라 1988’ ‘또 오해영’…케이들 드라마의 흥행 기준을 다시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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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tvN 드라마의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주인공은 금토드라마 ‘응팔’과 월화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이었다.
2015년 11월6일 첫 방송된 ‘응팔’은 가난해도 서로를 의지하고 살았던 가족의 따뜻함과 쌍문동 동네 주민사이에 흐른 따뜻한 정, 쌍문동 5인방의 성장과 우정, 사랑 등을 다룬 에피소드를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첫 방송 이후 빠른 속도로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려나간 ‘응팔’은 2016년으로 넘어오면서도 그 인기를 이어나갔다.
‘신드롬’이라고 불려도 무관할 정도로 안방극장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응팔’은 종영이 가까이 오면서 드라마를 향한 관심과, 여주인공 덕선(혜리 분)의 남편 찾기 결과로 시선이 쏠렸고 이는 시청률로 이어졌다. 유력한 남편후보였던 정환(류준열 분)과 택(박보검 분)을 놓고 ‘어남류’ ‘어남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던 ‘응팔’은 최종회에서 케이블 드라마 역사상 18.8%(닐슨코리아, 케이블플랫폼, 전국기준)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금토드라마가 ‘응팔’로 정점을 찍었다면 월화드라마에는 ‘치인트’와 ‘또 오해영’이 그 저력을 뽐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치인트’는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로맨스릴러’의 매력을 어필하며 빠른 속도로 안방극장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갔다.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한계로 인해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기 어려웠던 tvN 월화드라마 였지만 ‘치인트’는 원작만큼 핫한 화제성과 인기를 경험하며 7.1%라는 역대 tvN 월화드라마의 시청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치인트’의 기록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오해영’에게 넘겨주게 됐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또 오해영’은 첫 방송 이후 꾸준한 상승세로, 당초 목표 시청률인 3%대를 가뿐하게 넘더니 5%는 물론이고, 최고 시청률 9.4%(12회)을 기록하며 ‘tvN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이하는 타이틀을 당당하게 거머쥐었다. 16부작에서 18부작으로 2회 연장되면서 약간 지루해진 시청률로 인해 촛 시청률 하락을 경험한 ‘또 오해영’은 현재 10%대 돌파에 앞두고 숨고르기에 나선 상황이다.
◇ 안방극장을 집어삼킨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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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배우’이다. tvN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대부분 웃으면서 마무리 했다는 것이다.
tvN 황금라인업의 시작을 알린 작품은 금토드라마 ‘시그널’이었다. ‘응팔’의 후속이라는 부담과 더불어 장르극에서 두각을 보였던 김은희 작가와 배우 김혜수와 이제훈, 조진웅의 만남으로 기대를 동시에 얻으며 첫 발을 내딛었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듯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무전기로 교신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에 현실성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적절하게 녹여낸 스토리와 김은희 작가의 대본, 김원석 PD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명품연기가 덧입혀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김혜수는 2016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의 영광을 누렸으며, 조진웅은 ‘시그널’ 출연 이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인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유독 드라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이제훈 또한 ‘시그널’을 통해 웃으며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더불어 ‘시니어드벤처’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만나며 ‘시그널’에 이어 tvN의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꼰대’로 불리는 황혼 청춘들의 이야기가 노희경 작가와 만나면서 세대를 불문하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디어 마이 프렌즈’는 평균 4% 대라는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고두심, 김혜자,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에 막내 고현정의 연기와 더불어 조인성, 이광수, 성동일 등은 특별출연인 듯 특별출연이 아닌 묘한 재미를 더하며 완벽한 드라마 라인업에 방범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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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과 ‘디어 마이 프렌즈’가 tvN표 화려한 캐스팅의 진수라면, ‘응팔’과 ‘치인트’ ‘또 오해영’은 새로운 스타탄생의 가능성을 알린 작품이다. ‘응팔’은 브라운관에서 낯선 신인 류준열과 걸스데이 혜리를 ‘연기돌’로 발굴했을 뿐 아니라, 이제 막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아올린 박보검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브라운관에서 자주 보기 힘들었던 류혜영, 고경표, 이동휘, 안재홍이라는 젊은 배우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치인트’는 삼각관계의 중심을 이룬 유정(박해진 분), 백인호(서강준 분) 홍설(김고은 분)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치인트’ 시작 전부터 가상캐스팅 1순위로 꼽혔던 박해진은 비주얼은 물론이고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양면성을 지닌 유정을 완벽하세 소화하며 뭇 여심을 흔들었다. 앞선 작품에서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바 있는 서강준과 김고은은 ‘치인트’를 발판삼아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안방극장의 뜨거운 사랑을 누리고 있는 ‘또 오해영’은 서현진을 만나서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사랑에 솔직한 오해영을 연기하는 서현진은 ‘또 오해영’을 통해 ‘차세계 로맨틱 코미디’으로 평가받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 활짝 웃은 tvN·반응 없는 케이블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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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은 드라마에 있어 활짝 웃은 반면, 이를 제외한 케이블 채널에서의 드라마 성적은 몹시도 씁쓸했다. tvN을 제외하고 다른 케이블채널에서는 자체제작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tvN과 같은 CJ E&M 계열인 OCN의 장르드라마 역시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조용히 막을 내려야만 했다.
잘 나가는 tvN 드라마 내에서도 논란은 많았다. ‘치인트’는 인기만큼 논란도 많았던 작품이다. 반사전드라마로 눈길을 끌었던 ‘치인트’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실종된 유정의 분량과 그에 반비례해 갑작스럽게 많아진 백인호의 분량으로 인해 ‘백인호 칸타빌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으며, 원작에
‘치인트’의 후속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는 신하균, 유준상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갈수록 산으로 가는 스토리로 인해 시청률 부진을 겪었으며, 설상가상으로 공모전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