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KBS2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왜 인기냐고 묻는다면 그저 가볍게 한번 시청해보길 바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최근 2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부동의 1위 MBC ‘나 혼자 산다’를 제압한 것은 차치하고 나서라도, 부진했던 KBS 예능의 기를 살리는 데에 톡톡히 한몫을 해냈다.
첫방송이 시작되기 전,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예능의 새 시대를 예고하며 출사표를 내던졌다. 여성 예능의 침체기 속에서 탄생한 프로그램인 것은 물론, 최근 핫하게 떠오른 출연진이 의기투합했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첫방송부터 잠잠해지기 시작하더니, 10회차가 돼서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완벽히 기우로 판명이 났다.
1탄에서는 김숙이 “관광버스 운전사가 되고싶다”는 꿈을 대형버스 운전면허를 한방에 따내며 이뤘고, 2탄에서는 민효린의 “걸그룹이 되고싶다”는 꿈을 향해 모든 멤버가 뛰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는 진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 가운데서 얻는 깨알 같은 재미는 덤이다. 특히 회차를 거듭할수록, 각자가 갖고 있는 캐릭터가 시청자들과 친밀해지면서 방송의 재미는 높아지고 있다.
↑ 사진=언니들의 슬램덩크 캡처 |
‘언니들의 슬램덩크’ 내에서 홍진경은 ‘노력파 기린언니’로 통한다. 홍진경은 가수에 있어서만큼은 나머지 멤버들에 비해 재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녀 역시 이를 알고, 괜히 피해를 주는 것 같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 같이 꿈을 이루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JYP 연습실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때로는 춤을 추는 모습이 “기린 같다”고 멤버들의 놀림을 받지만, 그래도 홍진경의 노력만큼은 어느 멤버들에게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 그녀의 성장과정은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심지어 ‘부디 잘 해낼 수 있길’이라는 응원의 마음까지 일으켰다.
반면 ‘뺀질이 막내 동생’ 제시도 있다. 걸그룹 지도를 맡고 있는 박진영 역시 제시를 두고 화가 나다가도, 좀처럼 미워할 수 없는 멤버라고 평가했다. 탁월한 재능을 소유하고 있지만, 노력면에서는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이다. 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 하는 제시,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들었다 놨다’ 한다. 그리고 자진해서 코러스를 맡겠다며,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반전 매력녀’ 민효린은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발굴한 예능 원석이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자주 볼 수 없었던 민효린은 이번 방송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대중과 마주했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그녀에게서 구수한 사투리가 튀어나올 때면 ‘민효린에게 이런 모습이?’라는 반전과 함께 친근함이 바로 느껴진다. 또한 언니들과 동생들 사이에서 특유의 털털한 모습을 발휘하며, 편안하게 중간자 역할을 해 나간다. 멤버들과 함께한 집들이에서도 민효린은 멤버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웃어넘기는 것은 물론이고, ‘신비로운 언니’에서 ‘착한 언니’로 대중들과 한층 더 친밀해졌다.
티파니와 라미란 역시 방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개인 스케줄이 바빠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티파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녹음실에서 고군분투 했다. 라미란은 무릎에 파스까지 붙이며, 노장의 투혼을 불살랐다.
이 모든 캐릭터의 중심에는 ‘츤데레 큰언니’ 김숙이 있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김숙 언니는 녹화 끝나고 항상 따로 ‘고생 많았다’고 문자가 온다. 뒤에서 잘 챙긴다”며 “따뜻한 엄마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은 멤버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가공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리얼리티를 선호하는 욕구가 강해지다 보니, 시청자들은 인위적인 연출에 거부 반응을 보인다. 때문에 멤버들 간의 실제 ‘케미’가 방송에도 반영되고, 이러한 진실성이 브라운관에 비쳐
이런 면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각 멤버들의 캐릭터, 그리고 시청자와의 ‘케미’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앞으로 펼쳐질 ‘언니들’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