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바이 싱글' 주연 役
"배우만 억울하고 힘들겠나?"
"옆에 누군가 있어도 외로울 수 있죠"
"시련, 극복보다 견디기만 해도 괜찮은 듯"
"배우로서 누리는 좋은 것과 나쁜 것들이 있지만, 그 많은 '종합선물세트' 중에 전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자격으로는 누릴 수 없는 축복이었죠."
배우 김혜수(46)는 30년 간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행복해 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과도한 비난과 욕을 듣는 것에 대해서도 억울해하지 않았다.
그는 "배우만 억울하고 힘들까요? 물론 억울한 상황도 있겠지만 그 반대 급부가 큰 직업인 것 같다"며 "내가 행동한 이상의 혜택을 받고 많은 지지도 받는다. 당연히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직업이 가진 태생적인 운명 같다"고 웃었다.
"누군들 열심히 안 하겠어요. 심지어 저보다 더 잘하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었을 텐데 절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죠. 저희 일이란 게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를 드러내야 하는 일이니까요. 봐줄 가치가 없는 사람이 되면 그야말로 의미가 상실하죠."
모든 걸 가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던 여배우가 '온전한 내편 만들기'를 위해 거짓으로 임신했다고 이야기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 29일 개봉 예정)로 관객을 찾는 김혜수. 그는 "배우 김혜수의 다큐가 아니다. 캐릭터로만 접근했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 작품을 통해 김혜수인 듯 김혜수 아닌 듯 관객을 헷갈리게 한다. 뻔할 것 같은 이야기는 후반부 예상하지 못한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김혜수는 '외로움'이라는 단어도 언급했다. "'굿바이 싱글'은 배우에만 국한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주인공의 직업이 배우일 뿐이지 전문 직종 여성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지 않나요? 실력 있는 사람들 중 심리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이들도 있잖아요. 실력과 성숙도가 정비례하지 않는 경우요. 특히 아이와 관련된 것이라면 여성이라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이야기였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 애인이 있어도 뭔지 모를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그는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건 꼭 배우여서가 아닌 것 같다"며 "아마 많은 사람이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청춘은 청춘이어서 고독이 강렬하고, 나이 들면 들수록 고독이 더 쓸쓸할 것 같다. 풍요로운 노년이 되어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감정이다. 옆에 누가 있어도 그렇게 느낄 수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생각한 듯한 인상이다. 마흔이 넘은 그는 어떤 답을 찾아냈을까?
"공적이든 사적이든 거센 파도를 맞으면 좀 더 강해지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또 안 그렇더라고요. 심지어 겪은 감정이기 때문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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