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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의 임신 스캔들을 다룬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 관객의 호감을 살 소재는 아니다. 사회면 뉴스에 나오면 모를까, 영화 속 가상의 설정은 그리 와 닿지 않는다.
"김혜수와 마동석의 조합이 궁금할 뿐"이라는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이 임신 스캔들을 집중하며 보게 하는 요인으로 매력적으로 사용됐다. 예상 외의 감동이 코믹과 잘 버무려졌다.
마동석은 역시나 '마요미'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김혜수는 캐릭터가 김혜수인 듯 아닌듯 완벽히 연기했다. 착각하게 할 정도다.
20년 차 여배우 주연(김혜수)은 화려한 싱글 생활을 즐기고 있다. 마음 맞는 연하의 남자배우들과 데이트를 즐기며 결혼생활도 꿈꾼다. 하지만 믿었던 지훈(곽시양)에게 보기 좋게 차인 주연. 세상에 진정한 내 편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온전한 자기편을 만들기 위해 상상도 못 할 일을 벌인다.
세상에 하나뿐이 피붙이 아기를 갖는 일이다. 주위에 살뜰히 자신을 챙기는 스타일리스트 평구(마동석)가 있음에도 그는 아이를 원한다. 결국 산부인과를 찾은 주연은 폐경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침울하다. 마침 산부인과에서 중학생 임산부 단지(김현수)를 마주치고 특별한 사기극을 꾸민다.
'굿바이 싱글'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중학생 미혼모라는 사회적 이슈가 화려함 속에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여배우의 외로움과 맞닿아 시너지 효과를 낸다.
범죄에 가까운 대리모 이야기라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보호받지 못한 극과 극에 있는 두 여성의 교감이 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대안 가족이라고 해도 좋다.
감독이 꼬집은 가족의 중요성, 그 의미는 식탁으로 치환된다.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밥
뒤늦게 철든 여배우는 다른 이들에게도 깨달음을 줄 만하다. 웃으러 왔다가 의외의 메시지에 심장이 뛰는 이도 있을 것 같다. 약간은 올드한 감성과 영상이 아쉬운 지점이긴 하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