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워킹홀리데이, 관광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체류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뜻한다. 워킹(working)과 홀리데이(holiday)의 합성어로, 일을 하면서 휴가를 보낸다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 ‘홀리워킹데이’는 이 두 단어의 조합을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서 이야기를 펼친다.
‘홀리워킹데이’는 홀리(holy), 워킹(working), 데이(day)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홀리는 신성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을 신성하게 생각한다. 그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쳐야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지내고 있던 네 남녀는 각각 다른 일을 하고 있던 중, 같은 이유로 뭉치게 된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기간은 1년으로 제한돼있다. 이때 첫 워킹홀리데이 비자 기간 중 88일 이상을 1차생산업에 종사했다는 기록이 있으면 ‘세컨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이 세컨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워킹홀리데이 비자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또한 그 비자는 다시 호주에 오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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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별한’ 세컨 비자를 따내기 위한 네 남녀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1차생산업이란 대부분 호주의 거대 농장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에 호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88일이라는 일수를 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이렇듯 세컨 비자를 따내기 위해 일을 찾는 사람들은 이 네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대기번호를 받고,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신도 서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그렇게 결국 기간 내에 88일을 취하기 위해 이들은 ‘지옥’과 다름없다는 양파 농장에 당도한다. 뙤약볕에서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양파를 캐고, 빈(상자)을 채우기 위해 오롯이 노동에만 집중을 한다. 그나마 일이 쉽다는 블루베리 농장의 대기번호를 받아놓은 상태에서, 이들은 자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힘든 일을 버틴다.
극한 직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노동 환경에서, 주어진 기간 내에 88일을 채우고자 노력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마치 이력서를 여러 개 써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한국의 취업 준비생들의 모습과도 같다. 일단 수입을 벌어보고자 들어간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생각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심지어 ‘내 위치가 결국 이 정도인가’ 좌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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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상황에 있으면서도 ‘홀리워킹데이’의 출연진들은 한국에서의 생활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나마 여유가 있기 때문이란 이유다. 사실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을 보는 관객들도 그런 여유를 느낄 것 같다. 비록 양파 밭에서 파리 떼를 마주하는 그들의 상황이, 그렇게 ‘
‘홀리워킹데이’ 속 출연진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일반인이다. 또 영화를 연출한 이희원 감독도 많은 영화를 연출했던 감독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누구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홀리워킹데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오는 30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