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새가 알에서 부화하고, 그 알을 깨고 나와 비로소 날아갈 수 있기까지엔 과정이 필요하다. 한 인간이 어떤 것을 이루는 것도 그와 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누구나 알을 깨고 날아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롯이 그 과정을 견뎌내야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다.
영화 ‘삼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라북도에 위치한 삼례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삼례로 내려온 승우(이선호 분)는, 그 곳의 분위기를 느끼려고 노력한다. 서울과 다를 바 없이 사람이 살고, 음식을 팔고, 웃음소리가 오가는 곳이지만 무엇인가 괴리감을 느낀 승우는 어느 날 빵집에서 희인(김보라 분)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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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인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희인은 영화감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승우와 우연히도 자주 마주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승우는 희인이 엉뚱하면서도 독특한 성격을 가졌으면서, 서울에 가 배우가 되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점차 알아가면서 가까워진다.
서울에서 내려온 남자 승우와 삼례에서 언젠가 서울 행을 이룰 수 있다는 꿈을 가진 희인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지만, 마치 달이 서서히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처럼 겹쳐진다. 서울에서 온 승우가 삼례에 적응하고, 그런 서울 남자 승우와 동화되는 희인의 모습이 그렇게 느껴진다.
영화는 승우가 감독으로서 시나리오 한 편을 완성하는 과정, 희인이 배우의 꿈을 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마치 새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행동을 투영시킨다. 어떤 이는 알을 완벽히 깨고 세상 밖으로 힘차게 날아가지만, 어떤 이는 결국 알에서 나왔음에도 힘차게 날지 못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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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를 연출한 이현정 감독은 미국에서 실험영화를 접하고 난 뒤 존 조스트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처럼 ‘삼례’는 그런 실험영화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영화 말미에는 동학운동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실제로 감독은 “삼례는 동학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역
그런 부분들이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삼례’만의 신선함을 배가시킨다. 그러나 그 신선함이 모든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을 진 미지수다. 오는 23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