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 72초 TV 오구실 시즌2
72초 TV 제작, 유튜브-네이버 TV캐스트-카카오TV 방영 (2016.05.17.~ 2010.06.09)
▶출연
이채은 (오구실 役), 커피소년 (내레이션), 신병수 (공대리 役), 전여진 (절친 役), 장세원 (주차남 役) 임철수 (구남친 役), 채송화 (직장후배1 役), 김현지 (직장후배2 役), 김세은 (직장후배3 役)
▶줄거리
곰 72% 여우 28%, 순진하지는 않지만 능숙하지도 못한 30대 직장 여성 오구실의 일, 사랑, 일상 이야기를 그린다.
▶짧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스낵 컬처. 출퇴근 시간, 휴식 시간 등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일컫는다. 보통 10~15분 남짓의 영상에 다양하고 신선한 소재를 담아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더 짧고 더 강력해진 스낵 컬처가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72초 드라마. 이 콘텐츠는 1~3분 동안 진행되는 ‘초미니 드라마’를 다룬다.
72초 드라마는 만담, 드라마, 상황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영상을 풀어낸다. 대표작으로는 ‘도루묵’ ‘두 여자’ ‘72초 데스크’ ‘나는 혼자 사는 남자다’ 등이 있다. 웹툰으로 따지자면 ‘일상툰’으로 이해하면 쉽겠다. 시간이 짧은 만큼 배우들의 표정 하나, 대사 하나에도 많은 의미를 내포하며 짙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방송한 ‘오구실 시즌1’은 누적 조회수 총 560만을 달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오구실 시즌2’ 역시 방송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관전 포인트
‘오구실’에는 특별한 목소리가 등장한다. 바로 가수 커피소년의 내레이션이다. 극 중 오구실은 과한 리액션이 없다. 때문에 오구실의 심경변화를 설명하는 커피소년의 내레이션은 극의 이해를 돕는 데 일조한다. 가끔 오구실의 말에 대답을 하는 듯한 대사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의 목소리를 듣노라면, 뭇 여성들에게 잠 못 드는 밤을 선사한 DJ 성시경이 떠오를 정도의 달달함을 선사한다.
격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현실성’ 또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근을 피하기 위해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후배, 왠지 나한테만 잘해주는 듯한 직장 동료, 헤어진 후에도 자꾸 들러붙는 전 남자친구 등 연애와 결혼 그리고 직장 생활에서 가지는 고민들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마치 ‘나’의 이야기를 풀어낸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또 극 중 혼자 사는 30대 미혼녀로 나오는 오구실이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색다른 취미를 가진다든가, 수초를 키운다든가, 여행을 간다든가 또는 연애를 시작한다든가. ‘분갈이가 필요하다’는 내레이션처럼 모든 일상이 익숙해져버릴 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외로움’에 물들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보라고 응원한다.
30대 직장 여성의 애환이라는 소재를 쓴 ‘오구실’은 언뜻 보면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또 오해영’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미래를 보는 사람
하지만 이 드라마는 잔잔함 속에 짙은 여운을 가졌다. 담담하고 정확하게 하고자하는 말을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격한 감정과 복잡한 인물구조를 선보이지 않아도 충분히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힘을 가진 드라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