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연기는 되지만 노래와 춤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뮤지컬은 그저 나에게 꿈같은 존재였다.”
송일국이 데뷔 18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다. 그저 ‘꿈’으로만 마음속에 간직했던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도전하는 그는 부족한 실력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잘 해내겠다”는 굳은 의지 역시 드러냈다.
1일 서울 마포구 상암 CJ E&M에서 열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보고회에서는 송일국 이종혁 김선경 최정원 임혜영 에녹 등 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노래와 탭 시연 장면을 선보였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배우의 꿈을 안고 브로드웨이로 건너온 코러스걸 페기소여가 뮤지컬 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 공연은 그간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거친 레전드 배우들과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조화를 통해 최강의 캐스팅을 완성했다. 특히 뮤지컬에 첫 도전장을 내민 송일국의 출연으로 개막 전부터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종혁과 더불어 남자 주인공 줄리안 마쉬 역을 연기하는 송일국은 “출연이 확정됐을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뮤지컬은 내 꿈이었다. 최정원이 추천해줘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아직 부족한 실력이지만 공연까지 열심히 갈고 닦아서 완벽하게 무대를 꾸미겠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송일국은 “아내가 많이 걱정 중이다. 하지만 기대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이종혁은 보컬 트레이닝을 더 받아야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를 들은 최정원은 시쳇말로 ‘생초보’인 송일국을 추천한 결정적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송일국이 출연한 ‘나는 너다’에서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가 줄리안 마쉬 역에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일국의 도전이 뮤지컬을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용기를 줬으면 좋겠다. 작품이 끝날 쯤 ‘새로운 뮤지컬 스타가 탄생했다’고 외칠 것 같다”고 칭찬을 하면서도 “물론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 많이 노력하고 있더라”고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다.
이 작품은 최정원에게도 의미가 깊다.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96년 국내초연 멤버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 탭댄스걸 중 한 명이었던 최정원은 나이가 들면 꼭 도로시 브룩 역으로 다시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최정원은 “20년 후 정말 내가 이 자리에 서있다”며 “요즘 공연 연습하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정말 행복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실제로 페기소여에게 일어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 적이 있다”면서 “우리 주위 그 누구도 페기소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꿈은 꼭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여자 주인공 페기소여의 임혜영은 원캐스트로 발탁돼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작품 속 가장 큰 볼거리인 탭 댄스에 대해 “시간에 비례한다. 무조건 많은 시간 연습 중이다”면서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명장면이 훨씬 더 많아졌다고 귀띔하며 “연출님이 비밀이라고 하셔서 나도 참겠다”고 웃었다.
에녹 역시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탭이 힘들었다. 발톱도 빠졌다”면서도 “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끝으로 출연 배우들은 관객 누적수 4만 2천명 돌파를 목표로 통 큰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송일국은 “객석 점유율 90% 돌파를 한다면 커튼콜 때 탭을 추겠다”며 “1분은 길다. 30초 이상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쑥스러워했다.
이종혁은 당황하면서도 “42분께 선물을 드리겠다. 돈은 좀 그렇고 공연 끝나고 사진도 찍어드리겠다”고 밝혔고, 최정원은 “송
김선경은 “CJ와 협력해서 맥주를 쏘겠다. 만약 CJ가 원하지 않는다면 알바를 뛰어서라도 쏘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6월 23일부터 8월 28일까지 CJ 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