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SBS가 오랜만에 커플 매칭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엄마와 딸, 맞선남의 3자 대면이라는 특이한 콘셉트였다. 하지만 합격점을 주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달 31일 오후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대타 맞선 프로젝트 엄마야’(이하 ‘엄마야’)에서는 문경, 대구, 시카고, 인천에서 사윗감을 고르기 위해 나선 어머니들과 그들의 딸, 맞선남의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어머니들의 등장부터 서로를 견제했다. “엄마가 너무 젊으면 부담스럽다” “그 나이에 무슨 시집을 보내냐”는 말은 물론, 다른 출연자와의 커플 매칭을 시키려는 귀여운 행동도 있었다. 문경 엄마는 이날을 위해 관상을 공부했다고 밝혀 모두에게 놀라움 안겼다.
↑ 사진=자기야 캡처 |
엄마들은 첫 인상으로, 딸들은 목소리만으로 맞선남들을 선택했다. 모녀들은 서로 다른 선택에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첫 인상은 첫 인상일뿐, 본격적인 맞선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맞선남들은 셀프 카메라로 환심 사기에 나섰다. 애견을 키우는 것을 비롯 자신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냈다. 어머니들은 이와 관련된 ‘돌직구’ 질문을 던지며 사위 찾기를 찾아 나섰다.
이후 어머니들의 딸 자랑이 이어졌다. “내 딸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시카고 어머니, “송윤아를 닮았고 음식을 잘한다”는 대구엄마, “통금 시간을 정해두고 애지중지 키웠다”는 인천 엄마 등 딸들은 가지각색 개성을 숨기고 있었다.
이어 비밀의 방에서 딸들과 남자들의 1대 1 데이트가 펼쳐졌다. 안상민은 대구 딸, 연구원 김조은이 인천 딸을 선택하며 진중한 대화를 이어갔다. 시카고 딸은 정승호와 이재민 두 사람의 선택을 받아 2대 1 데이트가 이뤄졌다. 이를 지켜보는 시카고 엄마의 표정은 밝았다.
↑ 사진=자기야 캡처 |
앞서 SBS는 ‘짝’이라는 커플 매칭 프로그램으로 나름의 시청자 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 출연자들의 끊임없는 논란과 갑작스러운 방송사고로 종영하게 됐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엄마야’는 ‘짝’을 대신할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다소 실망스럽다.
삼자대면이라는 측면은 새로울 것 같았지만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 네 남녀의 이야기만 집중하기에도 빠듯한 1시간이지만 여기에 어머니까지 개입하면서 다소 산만하다는 인상이 남았다. 어머니들이 가진 현실적인 관점은 N포 세대들에게 공감이 아닌 축소된 현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또한 맞선남들의 스펙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상위 10%라고 생각하기 충분하다. 벌써부터 누리꾼들은 ‘성공한 자들의 모임’ ‘현실성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엄마야’는 참신한 시도였지만 결국 ‘불편한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